한미 정보당국은 곧 열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18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만약 한미정상회담 기간에라도 북한이 도발을 할 경우 성격에 따라 기존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한미연합방위태세 지휘통제시스템을 가동하도록 플랜B(대체 계획)를 마련해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말까지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면서도 "ICBM 발사는 임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최신 정보에 능통한 미 당국자를 인용해 "과거 ICBM 발사 시 나타났던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향후 48~96시간 내 시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성 관측으로 파악된 발사 장소는 평양 근처라고 CNN은 전했다. 북한은 과거에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미사일을 여러 차례 발사했었다. 정황상 한미 정보당국이 여러 첩보를 통해 시설, 발사장비, 연료 공급, 차량, 인력 움직임 등을 포착해 미사일 발사 징후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이에 대비한 미군 전략자산 전개 등을 묻는 질문에 "중대한 도발이 발생할 경우 즉시 동원할 것이 있고 몇 주 걸리는 것들이 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협의하고 고려한다"고 답했다. 다만 '중대한 도발'의 범위가 어디서부터인진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축소 시행됐던 한미연합훈련 규모 확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지난 4일 공개한 국정과제 내용을 보면 "한미 전구급 연합연습(CPX)의 명칭을 변경하고 2022년 하반기부터 연합연습과 정부연습을 통합 시행하며, 연대급 이상 연합 야외기동훈련(FTX)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히는, CPX란 '지휘소훈련'을 의미하는 군사용어다. 대규모 연합연습의 정식 명칭은 현재 한미연합 지휘소훈련(CCPT)이라고 불리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휘관들을 위한 지휘절차 숙달 연습으로 이미 수십년간 진행돼 왔는데,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기동훈련의 규모를 축소하고 1년에 2번 대신 1년 365일로 바꿨을 뿐이다.
정부연습이란 재난과 전쟁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대응능력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정부 최대 훈련인 을지태극연습을 뜻한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국무총리가 연습총감을 맡는다.
이렇게 되면, 2018년 중단됐다가 2019년 폐지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형태로 회귀하는 셈이다. 이 훈련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성격이었으며, FTX는 별개로 진행되는 독수리(Foal Eagle) 연습 하나뿐이다. 미군 증원전력을 전개하는 CPX인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과 합쳐 'KR/FE'라고 불렸다.
김 차장은 "지난 5년 동안 코로나 사태도 있었고 여러 가지로 축소해서 진행했는데, 오랜 시간 진행돼 왔던 규칙적 정례 한미연합훈련(으로의) 정상화가 목표"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대선 공약이긴 했지만 국정과제에선 빠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현재 불충분하게 가동되는 기존 사드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우리가 장차 개발하는, 사드에 상응하는 L-SAM 2를 개발해 배치할 수 있을지 검토한 뒤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