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하며 파격 행보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진,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광주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함께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했다.
5.18 행사 시작 전 방명록에는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5‧18 추모탑에 헌화‧분향은 윤 대통령과 국가보훈처장, 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민주유공자 유족회장, 민주화운동 공로자회장, 광주·대구광역시장, 광주 지역 학생대표 등이 함께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야외 행사에서 확산을 막기 위해 윤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착용한 마스크 왼쪽엔 '오월을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헌화‧분향 행사 후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묵념을 했다.
대통령 기념사 차례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자 앞줄에 앉아있던 윤 대통령은 단상으로 나오며 마스크를 벗었다. 단상 옆에 선 윤 대통령은 왼쪽, 오른쪽 각각 참석자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여러분을 뵙습니다"며 "취임 후 첫 국가기념일이자 첫 지역 방문입니다. 감회가 남다릅니다"라고 기념사를 시작했다.
약 10분가량의 기념사가 끝난 후 윤 대통령은 단상 옆으로 이동해 재차 왼쪽, 오른쪽 참석자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제창과 합창 등을 두고 그동안 논란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으로 진행됐다.
보수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전 정부에선 자율에 맡기거나 합창 행사로 갈음하며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마스크를 낀 채 양 옆에 앉아있는 유공자 관련 인사들과 두 손을 맞잡고 앞뒤로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힘차게 부르는 듯 입 주변 마스크가 들썩였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오른손 주먹을 쥐고 위아래로 흔들며 제창했고,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대부분도 손을 흔들며 제창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5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광주 시민"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에 연설한 부분은 애초 기념사 원고에는 없었던 부분이다. 원고에는 "확신한다"를 끝으로 연설이 끝나는데,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광주 시민"이라는 부분을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