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17일 경기도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0 대 2로 뒤진 8회말 동점 투런포를 터뜨리며 3 대 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kt는 최근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박병호의 2점 홈런이 터진 뒤 9회말 조용호가 끝내기 역전타를 날렸다. 박병호는 경기 후 "팀이 연패 중이었고 다소 침체된 상황이었는데 홈런 한 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끝내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8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조용호가 LG의 세 번째 투수 김대유의 투구에 왼쪽 갈비뼈를 맞고 쓰러졌다. 그러자 LG는 곧바로 김대유 대신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영은 올 시즌 절정의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박병호를 상대했다. 자신의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로 맞섰다.
초구 투심부터 시속 154km에 달하는 강속구에 박병호는 헛스윙을 했다. 이어 2구째 152km 투심에는 방망이를 갖다 댔지만 파울에 그쳤다.
하지만 3구째에 감을 잡은 박병호는 그대로 걷어 올려 큼지막한 투런 아치를 그렸다. 3구째 역시 투심이었고, 구속은 154km였다. 박병호는 "최근 정우영의 직구 비율이 높았고 초구도 좋았다"면서 "빠르게 타이밍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는 키움을 떠나 kt와 3년 총액 30억 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부터 몸담았던 키움에서 5차례 홈런왕을 차지했던 박병호는 2020시즌부터 기량이 한 풀 꺾이기 시작했다. 2년 연속으로 타율은 2할대 초반에 그쳤고 홈런은 20개 안팎으로 줄었다.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박병호는 올 시즌 kt에서 회춘 모드에 돌입했다. 20홈런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 아직 37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은 올 시즌을 비교하면 압도적인 홈런 페이스다. 경기당 0.3개 이상의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49홈런 이상을 날릴 수 있다.
박병호는 강백호, 헨리 라모스 등 중심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kt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병호의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1.69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kt 입장에선 올 시즌 박병호 영입은 최고의 선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의 연패 탈출 의지가 강했던 경기였다"면서 "박병호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좋은 분위기 속에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