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2012년 7월 주일예배 시간에 교인들에게 선포했던 '대형교회' 포기 선언 약속을 지켰다.
2012년 당시 2만 여 명이 출석하던 분당우리교회의 '대형교회' 포기 선언은 고등학교 강당을 예배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이룬 성장만큼이나 신선했다.
개교회주의와 성장주의에 취한 한국교회가 살 길은 몸집을 줄이고 지역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라는 일종의 대사회적 선언이었던 셈이다.
이찬수 목사는 2012년 당시 설교에서 "10년 뒤 교인 숫자를 적게는 절반에서 많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며, "앞으로 교인들을 잘 훈련시켜 10년 뒤에는 분당우리교회보다 연약한 교회로 파송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추구하는 일에만 관심을 갖겠다"고 말하면서 대형화 포기 선언과 함께 교회다운 교회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분당우리교회가 17일 29개 교회 분립 감사예배를 진행하면서 10년 전 약속이 실현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배광식 총회장, 이하 예장합동) 성남노회(노회장 임성택 목사)는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우리교회 드림센터에서 분당우리교회 분립교회 감사예배를 드렸다.
감사예배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교인들 없이 총회와 노회 관계자, 29개 분립교회 목회자 등 최소 인원만 초청됐다.
예장 합동 배광식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분당우리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은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나눔(분립)을 몸소 실천한 일은 우리 교단에 회자될 것이고 거룩하고 아름다운 족적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인사말에서 "29개 교회를 섬기는 목사들에게 성도들과 교회 세우는 일에만 전념하라고 해서 연락도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다 보니 반갑고 좋다"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목사는 이어 "개척목회 초창기부터 좋은 노회를 만나서 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해왔다"며, "막막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만날 때 노회가 좋은 울타리가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예장 합동 성남노회는 분립교회 감사예배 후에 29개 분립교회 목회자들에게 교회 등록에서부터 운영, 노회와의 관계, 은급기급 납부 등 조직교회로서 갖추어야 할 사항들을 설명했다.
분당우리교회에서 분립한 29개 교회 가운데 22개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소속이고, 나머지는 예장 합신(4개 교회)과 고신(3개 교회) 소속이다.
한 때 분당우리교회 교구 목회자로 활동 했던 29개 분립교회 목회자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기 전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회공동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함께그린교회 윤지영 목사는 "경기도 광주 경화여자고등학교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지난 주 250명 정도 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동탄드림교회 이완수 목사는 "동탄역 오산동에 한 상가를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지난 주 장년 350명이 함께 뜨겁게 하나님을 예배했다"고 전했다.
분당우리교회에서 완전 분립한 29개 교회는 다음 달부터 창립예배를 드린다는 계획이다. 이찬수 목사는 창립예배에는 참석하지 않고 영상으로 격려 메시지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