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현재의 방역상황과 관련해 "호전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방역초기 국가의 위기대응 능력이 '미숙'했다고 연일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현재의 방역 비상상황을 오히려 내부통제 강화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김 위원장이 지도한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17일 현재 전염병 전파상황에 대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보고서를 요해하고 현재 실시하고 있는 국가비상 방역정책의 정당성과 효율성, 과학성을 인정했다"면서, "오늘과 같은 호전추이가 지속되고 방역형세가 변하는데 따라 국가방역정책을 부단히 기동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전반적 방역전선에서 계속 승세를 틀어쥐고 나갈 데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의 방역대책이 효율적이고 과학적이며, 이에 따라 '호전추이가 지속'되고 있고, '승세'를 잡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통보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까지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23만여 명의 발열환자가 발생하고, 6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발생한 누적 발열환자는 모두 172만여 명이고 이 중 69만여 명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누적 사망자는 62명이다.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발열환자는 지난 15일 39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고, 16일 27만여 명, 17일 23만여 명으로, 대규모 환자 발생이 계속되고는 있으나 일단 감소 추세로 전환된 셈이다.
북한의 낙후한 의료시스템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환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평가를 그대로 인정하기에는 미심쩍은 구석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북한으로서는 코로나 상황통제의 자신감을 피력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각급 당 조직들과 지도간부들, 국가기관 일군들이 견결한 의지와 자신심, 무한한 헌신성과 책임성을 간직하고 역할을 높이며 당 중앙의 유일적 영도를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당 중앙의 방침관철에서 뚜렷한 개진을 이룩함으로써 사회주의경제건설과 국방건설, 준엄한 방역시련극복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할 데 대한 문제"도 토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연일 비상방역 대응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의의 방역정책 집행 관련 결론을 통해 "건국 이래 처음으로 맞다든 방역시련의 초기부터 발로된 국가의 위기 대응능력의 미숙성, 국가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우리 사업의 허점과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시간이 생명인 방역대전 초시기의 복잡성과 간고성만을 더욱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국가의 통일적인 지휘체계와 복종체계를 보강하며 모든 단위, 모든 일군들이 정세의 엄중성을 인식하고 극복해나가는데서 인식부족과 준비부족, 자의적 해석과 자의적 행동에 대한 방치를 허용하지 말며 이를 철저히 극복하기 위한 교양과 통제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위기는 우리 국가의 모든 사업체계의 우단점을 판별해볼 수 있는 시험대를 제공했다"면서, "비상시국의 모든 현상들을 정확히 투시해보고 비판적, 발전적 견지에서 대책하며 각급 당 조직들과 정권기관, 사회의 각 부문의 사고와 행동을 당 중앙의 결정과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통일시키고 모든 국가 활동에서 당 중앙과의 일치보조를 자각적으로, 의무적으로 유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각급 당 조직과 최말단 조직인 당 세포들에도 "당원 역할 중시사상을 재침투시켜 당원들의 핵심적 역할, 선봉적 역할을 높이도록 할 것"을 지시하고, 간부들에게는 "방탄벽으로서의 자기의 본분과 역할을 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결론적으로 "국가비상시국 하에서 전당을 다시 한 번 활화처럼 불러일으켜 우리 당 특유의 세련된 영도력을 역사와 시대 앞에 검증받고 자기의 책임을 다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함께 리일환 당 비서와 김재룡 조직지도부장과 주창일 선전선동부장 등도 방청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2일 코로나 발병을 처음을 인정한 당 정치국 회의에 이어 두 차례의 당 정치국 협의회, 당 상무위원회 등 회의체를 연일 가동하는 한편 평양시내 약국 등 의료현장 방문을 통해 방역대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코로나 비상방역 위기상황을 내부통제와 충성심을 보다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이처럼 코로나 방역 통제에 자신감을 보이며 방역극복과 함께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계속 강조함에 따라, 당 결정 사항 관철을 위해 전략 전술 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간부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조직적 통제와 기강 강화, 이를 위한 조직과 기구 정비 예고 등을 통해 현재의 위기 극복 방향을 제시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보면 코로나 극복 노력과 함께 경제건설과 국방건설 등 이미 계획된 사업들을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당 정책결정 관철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7차 핵실험 등 전략 전술무기 개발 및 시험 발사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