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테라 지원 재단이 막대한 비트코인 보유고를 루나 폭락 방어를 위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CNBC와 로이터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각) 테라와 루나 코인을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가 세운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트위터를 통해 지난주에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55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 대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코인 당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한 테라USD(UST) 시세가 최근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와 연계된 자매 코인인 루나 역시 크게 하락하자 가격방어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루나에 투자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폭락 직후 가격방어 쓰일 비트코인 행방이 불투명하다며 테라폼랩스의 조직적 자금 인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한국산 코인 테라USD를 지원하는 재단이 보유했던 비트코인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소 2곳으로 이체됐고 이후 거래 흐름은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큰 피해를 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자금 횡령 주장까지 나왔다.
LFG가 트위터를 통해 루나 가격방어용으로 비트코인을 매각했다고 밝힌 배경에는 이같은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인 전문가인 블리츠랩스 김동환 이사는 17일 루나 폭락 관련 '권도형 최고경영자의 자작극'에 논란에 대해 사기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이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애당초에 이렇게 끝을 내려고 이것(루나 코인 설계)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던 프로젝트"라며 "시가총액 8위가 사기라고 하면 사실 코인은 다 사기라고 해야 되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는 "무엇보다 테라폼랩스라는 회사가 긴급하게 사용해야 될 때 쓰겠다며 33억 달러 어치 비트코인을 샀고, 이후 대부분은 (루나, 테라USD) 하락을 막는데 사용됐다"며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사기라고 보기 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LFG는 남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해 테라 투자자들에게 피해액 일부를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도형 최고경영자는 보상을 위해 또다른 블록체인을 부활시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