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에서 해열제 등 관련 약품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사정에 밝은 베이징의 한 인사는 17일 북한의 각 기관들이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일꾼들을 통해 해열제 등 시급한 약들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에서 개인이 해열제 등 코로나 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약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 등 중국의 대부분의 지방에서 해열제 등을 구입하려면 일정 시간 이내에 받은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가 있어야 하는 등 개인이 약을 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앙 정부나 성정부가 나서지 않는 한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일꾼들을 통해 약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고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북한으로 운반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그럼에도 북한이 각 단체별로 중국에서 약품 구입에 나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 당 위원회에 바친다"며 '1호 약품'을 내놓자 당과 내각, 중앙기관들 사이에 약품 기증 운동이 벌어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에서 코로나19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부터 북중 화물열차가 재개된 이후 3월을 전후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3~4월에 대규모 군중행사가 자주 개최되면서 코로나가 확산됐고 영농철을 맞아 도시 젊은이들이 농촌 일손돕기에 나서면서 전국적으로 퍼졌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확대된다.
또 4월말부터 지난 16일까지 발열자만 148만 명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상당수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10일에서 20일 안에 절정기를 맞은 뒤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 사정에 밝은 베이징의 소식통은 이 시점에서 북한에 필요한 것은 백신보다는 해열제 등 긴급 의약품으로 수송기 등을 통해 전달하면 수송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16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선양 공항에 도착한 뒤 의약품을 싣고 같은 날 오후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항공기에 실린 것은 모두 의약품이며, 중국 측 인원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