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충남 서천군 유부도 인근의 한 섬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저어새 91마리가 번식하고 있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여름철새인 저어새는 몸이 희고 주걱 모양의 검은 부리가 특징이며, 갯벌에서 작은 물고기나 갑각류를 주로 먹고 산다.
현장 일대에서는 저어새 집단 번식 뿐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물떼새와 환경부 보호종인 괭이갈매기 등 다양한 물새들의 번식도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곳을 번식지로 택한 저어새들이 충남 서천, 전남 영광 등 인근 집단번식지에서 분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번식 저어새 성조(어른새)는 지난해 기준 3690마리(1845쌍)로, 전년(3096마리) 대비 19% 증가했다. 이들 중 79%에 달하는 2914마리가 인천·경기만 일대에 살고, 나머지는 서천·영광 일대 갯벌의 무인도에서 산다.
저어새는 우리나라와 홍콩·대만·베트남·필리핀 등지에 서식하며, 올해 1월 현재 전세계에 성조와 유조(새끼새) 합산 6162마리가 살아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립생태원은 전세계 저어새의 90% 이상이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개체는 우리나라에서 3월 말부터 7월까지 평균 3개의 알을 낳아 기른 뒤, 겨울에는 중국 동남부 등지로 이동한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저어새의 번식 분포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서천 인근 갯벌의 신규 번식지를 대상으로 정밀 조사를 펼치는 등 체계적인 보전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