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8세 슈퍼 총격범, 3월에 사전답사까지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된 페이튼 젠드런.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흑인 밀집지역에서 10명을 숨지게 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이 3월에 현장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총격범인 18세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이 지난 3월 29일 해당 슈퍼마켓을 방문한 뒤 기록한 문서를 입수해 16일 공개했다.
 
젠드런은 589페이지에 이르는 문서에서 해당 슈퍼마켓을 '공격 지역1'로 표시하고 다른 두 곳에 대해도 '모든 흑인을 사살'할 공격 지역으로 추가 표시했다.
 
당시 젠드런은 이번에 공격한 슈퍼마켓을 미리 방문해 흑인 고객 숫자 등을 파악하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경비원에 발각되기도 했다.
 
젠드런은 당시 경비원과 나눈 대화를 해당 문서에 기록했다.
 
경비원이 "이 곳을 여러번 드나드는 걸 봤는데, 대체 뭐하는 거냐?"고 묻자 젠드런은 "인구 통계자료를 수집중"이라고 얼버무리며 현장을 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젠드런은 "아슬아슬했다"고 적었다.
 
특히 그날 "대체 뭐하냐"고 저지한 경비원은 이번에 젠드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한 사람인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국장도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범행 후) 총격범은 차에 타고 제퍼슨 애비뉴를 따라 운전하면서 같은 일(총기난사)을 계속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젠드런은 14일 총격을 위해 군복에 방탄복까지 입고 반자동소총을 소지한 채 3시간 반을 운전해 버펄로 동부 흑인 밀집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어 이곳 슈퍼마켓에 난입해 마구 총을 쏴 10명을 살해했다.
 
특히 이 과정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백인우월주의자인 그는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에서 이번 총격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젠드런은 인터넷에 올린 180페이지 분량의 성명에서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음모론인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 이론은 공화당의 일부 극우 의원들과 몇몇 보수 방송인들이 인용하면서 미국의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지난해 고교 재학생이었던 젠드런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나서 자살하고 싶다는 글을 적었다가 정신감정을 받았으나, 이후 미 연방수사국(FBI)의 관리 대상에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젠드런은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번 총격을 젠드런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해 연방법상 증오범죄 혐의 등으로 그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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