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후보는 '일 잘하는 경기지사'를, 김은혜 후보는 '힘 있는 도지사'를 내세운 가운데 가족 관련 의혹과 공약 말 바꾸기 등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엎치락뒤치락 여론조사…선거판 안개속으로
매일경제와 MBN이 여론조사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12~13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5%p)한 결과, 김동연 후보가 45.1%로 36.4%를 기록한 김은혜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반면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3~14일 경기도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오차범위 ±3.1%p)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0.5%, 김동연 후보 38.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여론조사는 서로가 이기고 지는 싸움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들의 지지층은 명백히 갈린다.
매일경제·MBN 조사에서 김동연 후보는 30대 52.6%, 40대 62.9%,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30대 38.0%, 40대 56.3%로 지지층이 30~40대에 결집돼 있다.
반면 김은혜 후보는 60대 이상(MBN 56.6%, 중앙일보 60.5%)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제유학', '이중국적', '말 바꾸기'…치열한 네거티브 공방
앞서 김동연 후보 측은 지난 11일 김앤장에서 미국법 변호사로 활동하며 주로 미국 방산업체 관련 소송을 맡아온 김은혜 후보의 남편 유모씨에 대해 "애국자가 아니라 미국 방위산업체를 대변한 인물"이라며 가족을 둘러싼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는 각 후보들의 자녀 문제가 붉어졌다.
김동연 후보 측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김은혜 후보를 향해 "김은혜 후보에게는 '수백억 자산가' '금수저 기득권 대변자'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이번에는 '가짜 경기맘'이라는 별칭이 더해지겠다"고 지적했다.
또 김은혜 후보의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가 연 학비 6만~7만 달러(한화 7700만~9000만원) 이상의 미국 상위권 보딩스쿨(기숙사제 학교)인 사실이 알려지자 '황제 조기유학' 논란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은혜 후보 측은 "정치인 엄마로서 말 못할 사연이 있다"는 해명과 함께 미국에서 생활 중인 김동연 후보의 둘째 아들에 대한 '이중국적' 논란으로 맞받아쳤다.
김동연 후보의 아들이 미국 아이오와주 소재 그린넬 칼리지(Grinnell College)에 입학, 내국인(미국인)만 받을 수 있는 연방장학금을 수령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동연 후보 측은 "둘째 아들은 김동연 후보가 미시간대에서 유학하던 당시 출생했으며,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가 대장동 사업에 대한 발언을,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가 수원 군공항 이전 관련 의견을 번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적 실리 위한 단일화…변수?악수?
강용석 후보는 지난달 4일 출마를 선언한 이후 매번 여론조사에서 4%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 열린 KBS 토론회에서는 두 유력주자를 '김남매'로 싸잡아 공격하며 각종 도내 현안과 공약에 대해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3파전 양상을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존재감을 키운 강용석 후보는 토론회 직후 "어부지리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게는 하지 않겠다"며 "결국 단일화는 김은혜 후보에게 달려있다"고 압박하고 이틀 뒤 '우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강용석 후보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시간이 촉박해진 상황에서 국민의힘 쪽이 우리가 제안한 단일화 후보 선출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혹자들은 결국 내가 포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할 거라고 예측하지만, 전혀 그럴 생각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여부와는 상관없이 완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최종 국면에 사퇴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용석 후보의 목적이 '선거 승리'가 아닌 '정치적 실리'라는 판단에서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본인(강 후보)이 단일 후보가 되길 바라는 것처럼 조건을 제시했지만, 그보다는 재입당과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가 더 짙게 느껴진다"며 "강 후보가 쥐고 있는 강성 보수층 표심을 끌어 모을 수는 있겠지만 되레 비호감 이미지로 인해 중도층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소위 윤핵관들이 강 후보와 앙숙인 이준석 대표를 빼고 '단일화 직거래'를 할 수 있다"며 "강 후보 본인도 윤 대통령 측과 직통하려는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거 막판, 강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무릎 꿇는 방식이 아닌, 존재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함일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