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 인사에 맞춰 부담을 덜어주려고 내린 용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법무부 검찰국에 사의를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르면 17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 글을 올릴 예정이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정원장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 태스크 포스(TF) 부장검사로 활동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때인 2020년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지냈다.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역임했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굵직한 수사를 지휘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을 두고 친정부 성향 인사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잘 지켰다는 반응도 적잖다. 최근 이른바 '검수완박' 국면에서는 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국회에 입법 재고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검수완박 법안 설명회에서 이 지검장은 "검찰이 공정성과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후배들 보기에 창피한 선배가 되고 싶지는 않다"며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물러나겠다고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된 검사장급 인사들이 잇달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의 인적 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