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 차장검사로 동기를 도왔던 구본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54·23기)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구 연구위원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때가 돼 공직 30년을 마무리하려고 한다"라며 사직 인사를 했다.
구 연구위원은 "공직은 헌신하는 자리라고 배웠다. 검사로 일한 25년여 동안 주어진 소임에 소홀함 없이 다하고자 했고, 어렵더라도 바른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며 "하지만 돌이켜 보면 부족함도 많았다"고 했다.
이어 "과분한 자리에서 일할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졌고 많은 분들로부터 넘치는 혜택과 사랑도 받았다"라며 "헌신과 노고로 때론 밤을 낮 삼아 함께 일한 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관해서는 "법 개정으로 인해 많은 분이 걱정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인류 사회가 형사 절차에 뒤늦게 도입한 검찰 시스템의 취지와 기본 원리는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라면서 "새로 구성할 법무·검찰 지휘부를 중심으로 검찰 구성원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형사 절차에서 국민과 시민의 권익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주권자인 국민의 공복으로서 검찰이 제 역할을 다할 방도를 찾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중립을 생명으로 여기고 그 곤궁도 견뎌야 한다는 숙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검찰에 주어진 숭고한 사명을 다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구 연구위원은 인하대사대부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군 법무관을 거쳐 1997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 총무부와 기획조정부 등을 거쳐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 시절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대변인 등을 역임하다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과 광주고검장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