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우리 정부가 나서서 북한에 인도적 차원 지원을 신속히 펼쳐야 한다"며 "의료·방역 등 인도적 협력에 있어서, 어떠한 정치적 상황과도 연계하지 않고 조건 없는 협력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언급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에서도 통지문 수신에 대한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통화를 끝냈다.
권 장관은 16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북한도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서 주민들의 피해를 막는 데 협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직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지금 (인도적 지원에 대해) 생색을 낼 부분이 아니고, 청문회 때도 말했지만 인도적 개선과 인권 증진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며 "인권이 도구화·수단화돼선 안 되듯 인도적 지원도 도구화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도 국회 시정연설에서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된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의 정치, 군사적 고려 없이 언제든 열어놓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오전 11시 권영세 장관이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보내려 했던 통지문에 대해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데 이어, 6시간 뒤인 오후 5시 마감통화에서도 접수 여부에 대해 명시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채 통화를 종료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한편 권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통일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핵심 목표 아래 정부의 성격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고 복잡한 것을 계속해서 보아 왔다"며 "통일정책은 '누적'되는 것이며, 과거의 성과를 부정하고 모든 것을 바꾸는 식으로는 통일정책의 발전을 담보해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정부들이 쌓아놓은 토대 위에 이제 저와 새 정부의 통일철학을 쌓아 올려서, 더욱 새롭고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나하나 짧은 호흡, 긴 호흡을 섞어 가면서 통일정책의 '이어달리기'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호혜적 협상, 인권 등 인류 보편적 가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그리고 공동이익 실현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당면한 현안에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여 국면의 전환을 이루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정부의 정책이 다 똑같을 수 없고, 이는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서로 계승할 부분은 계승하고 보완·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언급해 보수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상당 부분 변화가 있으리라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