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의회주의' 존중 신념을 확인했다며 국무총리 인준과 추경 처리 등에서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은 일방적 인사 강행을 철회하고 추경안 구성과 관련해 책임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취임식 이후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다시 국회를 찾은 대통령의 행보에서, 국정운영에 '의회주의'를 중심에 두겠다는 대통령의 신념을 알 수 있다"고 호평하고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 코로나 상황에서 국민들이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피해를 기꺼이 감내했기에,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설 때라는 점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이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보상과 민생안정, 방역보강을 위해 59조 4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요청했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에서 초당적으로 협력해 줄 것도 호소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지도부 간담회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면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윤 당선인이 여야 협치를 잘하는 총리감이 한 후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선되지마자 결심을 굳혔다고 말씀하시며 의회의 협조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지인 내각' 등 1기 내각 인사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 동안 보여준 모습은 '초당적 협력'의 토대를 만드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고용진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시정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협치를 추구한다면, 먼저 내각과 비서실에 부적절한 인물들을 발탁한 것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며 국회가 동의하지 않는 장관 후보자들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은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윤 대통령이 공언했던 '특단의 물가대책', '온전한 손실보상', 사회적 약자 예산 지원' 등이 후퇴하거나 빠진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 대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동영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언급대로 정부의 책임을 다하는 '온전한 손실보상' 원칙대로 추경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900조가 넘는 자영업자 부채에 대한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분담 및 위험부채 탕감 방안 등 적극적인 '코로나 부채' 관리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