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 옥상에서 둥지를 튼 엄마 오리가 낳은 알에서 새끼가 태어났다.
15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텃새이자 겨울 철새인 흰뺨검둥오리의 얘기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빌딩 7층 옥상 화단 둥지에서 엄마를 꼭 닮은 새끼 12마리의 구조 작전이 펼쳐졌다.
최근 발견된 엄마 오리와 달리 갓 태어난 새끼들은 날지 못해 옥상 탈출이 자력으로 어려워지자 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와 신월119안전센터가 출동한 것이다.
새끼들을 먼저 구조한 뒤 어미를 유인해 인근 창원천으로 무사히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옥상에서 번식한 오리 가족은 7년째 낙동강유역환경청 연못에서 번식해 오던 개체로 추정된다고 조류보호협회는 밝혔다.
오리 가족은 지금까지 환경청에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지만, 고양이와 까치 등 천적을 피해 고층 빌딩 옥상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에는 환경청을 떠나 창원천으로 이주할 당시 엄마의 통제에 따라 새끼들이 일사불란하게 차가 다니는 도로에서 건널목으로 건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본 시민들은 '무단횡단하지 않은 오리 가족'이라며 신기하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창원천으로 옮겨진 엄마 오리는 아빠 오리를 만났다. 이후 새끼들을 데리고 하천 안전한 곳으로 사라지면서 구조 작전에 나선 이들에게 미소를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