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역 출마자들 한숨…국힘 "박완주 고발" 촉구

민주당 충남지역 출마자들 "유력 정치인의 성비위 사건 치명적" 한숨
국민의힘과 정의당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막고 국회 제명해야"

국민의힘 천안을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13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수사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인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회의원(충남 천안을)의 성비위 사건이 지방선거를 불과 10여일 앞두고 충남지역 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13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지역 출마자들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속에 조심스럽게 선거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한 달여가 안 된 상황에서 치러지는데 악재가 더 쌓이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한명의 정치인의 일탈이라고 보기엔 사안의 무게가 무겁다는 점에서 더욱 참담한 분위기다.
 
천안지역 한 출마자는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지만 정당간 바람을 무시 못하는 선거이기도 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역 유력 정치인의 성비위 사건은 정말 치명적"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출마자도 "사건이 알려지면서 주변에서 걱정을 하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유리한 구도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더욱 좋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열심히 유권자들을 만나 설명하고 있지만 냉랭한 분위기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안이 제대로 수습되길 바라는 민주당 출마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파장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천안을 당원협의회는 이날 이정만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광역기초의원 출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올바른 진상규명을 위해 사법당국에 고발조치 등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천안을 당원협의회는 성명에서 "민주당 정책위의장까지 역임한 3선 박 의원이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으로 이어지는 성범죄당의 계보를 이어서 일으킨 이번 사태를 개탄한다"며 "이는 천안시민들에 대한 배신이고 시민들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분노와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의원은 2년 전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있었던 당시 '굉장히 참혹하고 부끄럽다'는 입장을 냈던 사실에 비춰 더욱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사법당국에 대한 고발조치와 성비위 사건은 친고죄가 아닌 만큼 사법당국도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국회도 제명처분해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리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안을 당협은 향후 진상규명 등이 제대로 밝혀지는지 여성단체 등과 함께 살펴보고 추후 대응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의당 충남도당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차단하고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충남도당은 성명에서 "민주당은 다시는 이같은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거듭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16년여 동안 유예된 '차별금지법'을 지금 즉시 제정해야 한다"며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진심으로 거듭나는 것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안지역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분간 지역정가는 박 의원의 성비위 사건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천안 등 충청권은 물론 전국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면서 "선거기간 민주당이 어떻게 수습해나가느냐에 따라 파장의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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