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퍼펙트 깨뜨린 폭풍 주루' 두산 히든 카드 조수행

도루 성공하는 조수행. 연합뉴스
올 시즌 조수행이 대타 혹은 대주자로 나서면 두산의 뒤가 든든해진다.
 
조수행은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원정에서 0 대 0으로 맞선 6회초 대주자로 나서 도루에 이어 후속타 때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비록 안타는 없었지만 3 대 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대 선발 정찬헌은 앞서 5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6회초 선두 신성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조수행이 대주자로 나서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루에 일가견이 있는 조수행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수행에게 도루를 허용한 정찬헌은 곧바로 안재석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정찬헌의 노히트 행진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조수행의 빠른 발이 0의 균형을 깼다. 
 
이처럼 올 시즌 대타 혹은 대주자로 나서고 있는 조수행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조수행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면서 현재 자신의 활약에 대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매 경기 승부처마다 조수행을 투입한다. 주루 플레이는 물론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조수행은 올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로 대타 요원으로 높은 활용 가치를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역시 조수행은 대타 혹은 대주자로 출전한 경기가 많았다. 타율도 2할8푼6리(84타수 24안타)로 나쁘지 않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지난 겨울 2군에서 스프링 캠프를 보낸 조수행은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그는 "이정훈 코치님께서 스윙 궤도를 조금 바꿔주셨다"면서 "미세한 변화지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대타로 나갔을 때 공을 치기 힘들다고 느껴서 더 빠른 카운트에 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올 시즌 타격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조수행. 고척=김조휘 기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조수행은 즐기는 마음으로 임한다. 그는 "예전에는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자주 나가다 보니 적응이 된 것 같다"면서 "부담을 즐기려고 한다. 못할 때도 있겠지만 '다음 날 잘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고 난 뒤로 마음이 편해졌다"고 밝혔다.
 
물론 선발 출전의 욕심도 있을 터. 조수행은 "물론 선발 욕심은 많다. 하지만 팀의 상황에 맞춰 나가고 있다"면서 "중요한 상황에 맞춰 나가다보면 선발 기회도 자주 오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욕심을 드러냈다. 
 
건국대 재학시절 조수행은 4년간 90경기에서 92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주루 능력을 자랑했다. 두산 선수들 모두 "주루는 조수행이 최고다. 달리기에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올 시즌 9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조수행은 시즌 도루 공동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조수행보다 앞선 1위 김지찬(삼성 11개), 2위 김혜성(키움 10개) 모두 규정 타석을 채웠다. 30경기에서 40타석을 소화한 조수행이 규정 타석에 한참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인 셈이다. 조수행과 같이 9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마이크 터크먼(한화) 역시 규정 타석을 넉넉히 채웠다.
 
더그아웃에서 항상 경기를 예의 주시하는 조수행은 "언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경기 흐름과 투수의 습관 등을 지켜본다"면서 "중요할 때 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보는 것 같다. 몸도 확실하게 풀어놔야 된다"고 날렵한 주루의 비결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도루왕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조수행은 "도루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부담이 돼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냥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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