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중책을 맡은 김혜성도 의욕을 보였다. 1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1경기밖에 해보지 않아서 아직 4번 타자의 무게감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감독은 경기 전 김혜성에 대해 "최근 타격 페이스가 제일 좋은 타자"라고 평가했다. 4번 타자를 맡기 전 10경기에서 김혜성은 타율 3할4푼2리(38타수 13안타)를 기록했다.
4번 타자는 주로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맡는다. 하지만 김혜성은 올 시즌 홈런이 아직 1개에게 불과하다. 장타율 역시 3할5푼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지금은 홈런보다 출루를 많이 해서 타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김혜성이 4번 타순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저 4번째로 나서는 타자"라면서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혜성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찬스가 왔을 때 잘 잡고 뒤에 타자들에게 찬스를 연결해 줘야 한다"면서 "감독님 말씀대로 그냥 네 번째로 나가는 타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도 역시 4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4번 타자 김혜성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0일 경기에서는 4타수 1안타, 11일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홍 감독은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기대했지만 7타수 1안타로 부응하지 못했다.
사실 김혜성 4번 카드는 고육지책이다. 외인 푸이그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푸이그가 4번 타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김혜성의 2번 타순으로 전진 배치됐다. 홍 감독은 "감을 회복할 방법을 고민하다 2번으로 끌어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이그도 2번 타순에서도 8타수 1안타로 여전히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키움은 두산과 주중 3연전 첫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말았다. 4연패의 수렁에 빠진 키움은 17승 17패로 5할 승률에 턱걸이, 삼성과 공동 5위에 자리했다. 12일 경기에서 두산에 스윕을 면하기 위한 홍 감독의 타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