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10일 0시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프루프'(Proof)의 두 번째 CD 트랙 리스트를 공개했다. '프루프'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후 9년 역사를 함축한 앤솔러지 앨범으로 총 3장의 CD로 구성돼 있다.
빅히트 뮤직은 "첫 번째 CD가 '방탄소년단의 연대기'라면, 두 번째 CD는 서로의 취향과 색깔을 존중하며 9년을 함께 달려 온 방탄소년단이 빛나는 이유를 알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두 번째 CD에 담긴 곡들은 일곱 멤버가 직접 선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CD에는 '인트로 : 페르소나'(Intro : Persona)를 시작으로 '보조개'까지 총 15곡이 실렸다. 이 중 10번째 트랙 '필터'(Filter)가 문제가 됐다. 라틴 팝 장르의 이지 리스닝 계열 곡이자 지민의 솔로곡인 '필터'는 불법촬영 혐의로 현재 재판 중인 가수이자 작곡가인 정바비가 작사와 작곡을 맡은 곡이기 때문이다.
이번 새 앨범이 방탄소년단의 지난 9년을 돌아보는 의미로 기획됐고, 특히 두 번째 CD 수록곡을 "멤버가 직접 선정"했다는 점에서 '필터'를 새 앨범에 실은 것은 경솔했다는 문제 제기가 쏟아지고 있다. 정바비의 불법촬영 혐의가 보도되기 전에 앨범에 수록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새 앨범에 수록할지 여부는 소속사와 멤버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지민의 솔로곡이 '필터'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수록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요지다.
반면 정바비의 혐의를 알기 전에 만들어진 곡을 가지고 가수와 소속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있다. CBS노컷뉴스는 11일 새 앨범 '프루프'에 정바비의 곡 '필터'를 포함한 것을 두고 소속사에 공식입장을 문의했으나, 소속사는 따로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불기소 처분 후 정바비는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그동안 수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여 저의 억울함을 차분히 설명했다. 지난 몇 달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라며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최초 언론 보도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정바비에게 불법촬영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또 있어 올해 1월부터 공판이 진행 중이다. 정바비는 일부 폭행 사실만 인정했을 뿐 불법촬영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정바비는 밴드 언니네 이발관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줄리아 하트, 바비빌, 가을방학 등을 결성하며 활동했다.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취미는 사랑' '속아도 꿈결' 등 가을방학의 히트곡을 만들었고, '필터'뿐 아니라 '러브 메이즈'(Love Maze) '134340' '홈'(HOME) '아임 파인'(I'm Fine) 등 방탄소년단과 '간지러워'(Roller Coaster) '20㎝' '하굣길' 등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곡에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올해 3월 한국 서울,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방탄소년단은 오는 6월 10일 앤솔로지 앨범 '프루프'로 컴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