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바이든 첫 만남…경기도 '이곳'에서?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 전경.

경기도 오산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에 맞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한미 혈맹 발원지인 '죽미령'을 방문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오산시는 지난 1950년 7월 5일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540여명이 처음으로 적군과 격돌해 피를 흘린 곳이 죽미령이라며 '혈맹의 시작점'으로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한 장소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죽미령 내 주요 방문지로는 2년 전 죽미령전투 70주년을 기념해 준공한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을 꼽았다. 공원에는 유엔군초전기념비와 참전 부대 이름을 딴 스미스평화관을 비롯해 전시 상황을 재현한 각종 기념관과 조형물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양국 대통령이 헌화와 순회를 하며 한미 우호 관계를 다지는 의식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는 비록 소련제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 공세에 밀려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지만, 죽미령전투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 죽미령전투는 북한군에게 미군의 존재를 알려 경각심을 심어줌으로써 아군이 전열을 정비할 열흘의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쟁 당시 스미스부대의 모습.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 제공

이를 통해 죽미령은 전쟁의 시작이자 평화의 출발을 상징하는 장소로서, 굳건한 한미 동맹의 재출발을 알리는 최적지가 될 것이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국빈 방문을 할 때마다 미군의 소규모 참전지를 찾아 희생에 대해 애도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보다는 죽미령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사례로 네덜란드 한 마을의 메모리얼파크(추모공원)를 들었다.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전사자 묘비를 만들어줬던 지역을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양국 관계를 드높였다는 점을 내세웠다.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 DMZ는 필수 방한 코스였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분단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왔다.

지미 카터는 DMZ 미군 부대에서 하룻밤을 보냈고, 클린턴은 미국 대통령 최초로 공동경비구역 내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도라산역을 찾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국립현충원을 찾은 바 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건의문을 대통령실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오산시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찾는 장소는 그 자체가 메시지다"라며 "혁신적인 미래와 한미 동맹 강화를 강조하는 새 정부 입장에서도 새로운 정상회담 코스로서 큰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죽미령 유엔군초전기념비 앞에 몰려든 추모객들. 오산 죽미령 평화공원 제공

이날 취임한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구축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다.

미국 국무부도 한국 새 정부에 대해 "한미 동맹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2일로 예정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참여 반중 협의체)' 정상회의에 앞서 20~22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한미 정상회담은 21일 열린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방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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