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 서울 종로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5년 임기가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업무는 용산 대통령실 지하벙커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합동참모본부 보고를 받는 것으로 공식개시됐다.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부터 군 통수권 이양에 따른 첫 전화 보고를 받았다. 군 통수권을 이양받는 것은 대통령직 인수 인계의 핵심 절차로 꼽힌다. '지하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이 열리는 장소로, 지금까지는 청와대 지하벙커에 설치돼 있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용산 지하벙커에서 합참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안보 불안을 불식시키고, 국가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은 새 정부의 철학을 반영한 행보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를 시작하는 날 0시 각각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과 자택에서, 당선 다음 날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전 8시쯤 자택에서 합참 보고를 받았다.
이때부터 국가원수로서 윤 대통령에 대한 의전과 경호상 예우도 함께 시작됐다. 긴급명령권과 계엄선포권, 국회 이송 법률에 대한 거부권 등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윤 대통령은 합참 보고를 받은 뒤 서초동 자택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오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한다.
오전 10시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오전 11시쯤 윤 대통령이 도착하면 약 1시간 동안의 취임식이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후 곧바로 용산 국방부 청사에 설치된 새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할 예정이다.
취임식을 마친 뒤 카퍼레이드는 하지 않고 용산 집무실 인근 경로당과 어린이 공원을 찾아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와 영국 아만다 밀링 국무상 등을 시작으로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와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포스탱 아르샹주 투아데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각국 경축 사절을 잇달아 접견하며 외교 행보에 나선다.
만찬에는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외국 사절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 등 경제5단체장도 초청됐다.
첫 공식 행보에 나선 부인 김건희 여사도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하루 종일 일정에 동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