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기호순)가 첫 토론회에서 대장동·검수완박·대선공약 뒤집기 논란 등 '뜨거운 감자'를 놓고 격돌했다.
김동연 후보는 수십 년 국정경험을 토대로 한 '경제통'임을, 김은혜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로서 현안 해결의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각자 주요 공약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9일 두 후보는 경기·인천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장동 사태와 검수완박 갈등, 새 정부의 대선공약 변경 논란 등에 대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대장동·검수완박 사태 놓고 '설전'
먼저 김은혜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 대장동 이슈로 선공을 날렸다. 올해 대선국면에서 그는 경기지사 출신인 이재명 전 후보에 대한 공격수이자 대장동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김은혜 후보는 "과거 후보님은 대장동 개발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책임이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부동산 투기사건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며 "왜 오늘은 그 말씀을 못하실까. 민주당 후보가 돼서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했는데, 어떤 게 진짜 김동연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대장동 관련) 특검과 검찰 수사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왜 검수완박을 찬성했느냐"며 "검찰에서 경제·부패수사, 대장동 수사하는 걸 차단한 게 검수완박이다"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도 대장동이 4천억 원 도둑질이었다고 본다"며 "김동연 후보는 대장동을 이대로 덮으실 것인가 (도민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대장동 사태에 대한 책임은 특검과 검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이라며 "검수완박이 아닌 '검찰개혁'에 찬성한 것으로 검찰의 수사권, 기소권 분리가 되는 방향으로 (올바르게) 갈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대선공약 뒤집기" vs "현실성 있게 추진"
반면, 김동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일부 대선공약 뒤집기에 대한 쟁점을 파고들었다. 상대인 김은혜 후보가 '윤심'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가)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 공약을 파기한 듯한 얘기가 나왔었다"며 "차등 지급을 하게 되면 모자란 부분을 경기도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평균적으로 100만 원씩 더해져도 전체 20조 원가량이 예상되는데 경기도 예산 33조 원 중 어느 예산을 빼서 충당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GTX 국정과제에서 인천부터 남양주까지 이르는 E, D, F 노선은 빠졌다"며 "공약을 파기하는 듯한 인상을 계속 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 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 대한 600만 원 약속은 도지사로서 어떠한 일을 해서라도 그것을 보전해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힘을 줬다.
GTX 노선 공약에 대해서는 "(노선이) 빠진 게 아니다"라며 "연구용역을 해서 훨씬 더 비용과 효과가 있는 방안을 국민들과 함께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냐 힘있는 여당 후보냐…'공약 격전'
'핵심 공약'을 묻는 질문에는 각각 주안점을 둔 민생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했다.
34년간의 국정 경험과 '경제전문가'로서의 이력을 앞세운 김동연 후보는 민생경제 회복 방안을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동연 후보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확실한 민생대책을 챙기겠다"며 "지원금 일괄지급이라든지 신용등급 회복 등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으로 부동산 정책의 중요성을 내세워 "1기 신도시의 조속한 재건축·리모델링 추진과 3기 신도시 인프라 확충, 50% 반값 아파트 제공을 통한 청년·신혼부부 주거문제 해결 등을 추진하겠다"며 이른바 '135공약'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그는 "소상공인 지원과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통해 도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은혜 후보는 "아이가 열이 날 때 서울 병원으로 원정하느라 발을 동동구르는 마음을 안다"며 "24시간 어린이병원, 공공산후조리원 확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역설했다.
더욱이 "아침을 먹지 못하는 결식아동들에게는 삼시세끼 챙겨주는 '경기맘'이 되겠다"며 "'24시간 031'이라는 공약에는 광역버스와 민원실도 포함돼 있어 출퇴근 부담 없는 일자리 넘치는 경기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군사보호구역이나 자연보전구역 규제 해제, 1기 신도시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정부의 결단이 필요할 때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는 저 김은혜다"라고 자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녹화에 앞서 무소속인 강용석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자신이 배제된 방송 토론회를 열면 안 된다며 케이블TV 방송사(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법원에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