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출발' 尹 정부…고물가‧北 도발‧코로나 추경 등 현안 산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오는 10일 공식 출범과 동시에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경제적 악재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각종 난제와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의 '비토' 속에서 내각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반쪽' 출발을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 등 국내 현안 처리 과정에서 거대 야당의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경제 환경 악화…코로나 손실보상 도마


윤 대통령은 10일 0시를 기점으로 20대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불과 5년 만에 민주당에서 보수 진영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시작부터 경제‧안보‧복지 등 각종 현안들이 산적한 상태다. 당면 과제는 역시 경제다. 대통령실 경제수석, 경제부총리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 인사들을 중용한 것 또한 윤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경제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발생하면서 국내 경제에도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76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8%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원자재 가격에서 비롯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정부 입장에선 대응책이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미국이 코로나19 사태 당시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최근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은행권들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서 서민들의 부채 상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 측은 대선 '1호 공약'으로 내세웠던 소상공인들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힌 상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2년 간 거리두기로 인해 발생한 소상공인들의 손해액을 약 54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등 명목으로 이미 35조원 가량을 풀었던 점을 감안해 나머지 19조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기에 돈 풀기에 나서면서 정책 방향의 충돌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대선 당시엔 '당선 즉시 방역지원금 600만원 지급'을 약속했지만, 인수위에선 차등 지급을 언급하는 등 혼선을 빚으며 정책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점도 논란이다. 소·상공인단체 등에선 여전히 '온전한 손실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보상금 지급 후에도 여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이은 北 도발, 한미 공군훈련 맞대응…'협치' 모색 지적도


윤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북한이 연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북한은 지난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15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SLBM 시험 발사 도발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후로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맞서 한국과 미국 공군이 9일부터 2주 간 공중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한미는 통상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에 공중 훈련을 실시해왔는데, 이번엔 전략 무기로 꼽히는 스텔스 전투기 F-35A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 내각을 구성할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은 '반쪽' 내각 출범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부격적 의견'을 내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토'하자, 초대 국무총리 직을 비운 채 내각 구성을 강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15개 부처 차관급 20명 인선을 발표했다. 당분간 '차관 체제'로 내각을 운영하며 민주당과의 '강대 강' 대치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면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일단 민생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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