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 연설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을 드린다"며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마지막날인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 앞에서 생중계로 연설을 진행한 문 대통령은 "지난 5년은 국민과 함께 격동하는 세계사의 한복판에서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며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질서가 무너졌을 때 국민은 가장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촛불 집회를 통해 정권을 교체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상기한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의 열망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촛불의 염원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자 동력으로 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임기 안의 국민과 이룬 성과에 대해 나열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킨 것, 일본의 수출규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소재 부품 장비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이끈 것, 코로나19 방역과 의료진들의 헌신, 진단기술 개발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낸 것 등을 일일이 꼽기도 했다.
임기 내에 공을 들였던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면서도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와 노력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장벽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평화는 우리에게 생존의 조건이고, 번영의 조건"이라며 "남북 간에 대화 재개와 함께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인정받고, 부러움을 받는, 그야말로 '위대한 국민의 나라'다. 우리 모두 위대한 국민으로서 높아진 우리의 국격에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로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전 정부들의 축적된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