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이 9일 격돌한다.
한 후보자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야반도주"라고 했을 만큼 비판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대외적으로 '윤석열의 복심'이라고 통하는 한 후보자에 대해 모든 화력을 집중한 상태다.
한동훈-민주당, 사사건건 대립…'조선제일검' 면모 보이나
양측은 '검수완박'을 놓고 가장 치열하게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한 후보자는 지난달 15일 청문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서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에 맞춰 '검수완박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 대해 '셀프 방탄'이라는 일각의 지적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민주당표 '검수완박법'은 검찰의 수사 범위에서 공직자·선거를 제외했다.
한 후보자는 또 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구상에 대해서도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새 수사기관은 면밀한 검토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다만 설치를 전제로 한다면 '법 집행' 문제이니만큼 법무부가 바람직하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통해 중수청 설립을 주도할 계획인 만큼, 양측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수정관실) 부활은 또다른 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수정관실 폐지에 대한 국회 서면 질의에 "대검의 수사 정보수집 부서를 폐지하면,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대검 수정관실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점차 축소됐다. 결국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판사 논란, 고발 사주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정보관리담당관실로 개편됐다. 사실상 폐지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수완박 국면에서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검찰 내에서도 두 사람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한 후보자가 보란 듯이 민주당에 더욱 날 선 비판을 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韓, 국민 역린인 입시·부동산 의혹 넘을 수 있을까
민주당이 한 후보자의 자녀에 대해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 역시 충돌 지점이다.
일각에서 한 후보자의 자녀가 '엄마 찬스'를 써 기업으로부터 중고 노트북을 후원받아 기부했고, 논문을 대필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황이다. 고액 컨설팅 여부를 놓고도 이미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한 후보자 측은 이같은 의혹들이 청문회 직전 불거진 데 대해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청문법의 취지, 미성년자녀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후보자가 관여한 바 없는 미성년 자녀의 상세 활동에 대해서 일일이 구체적으로 답변드릴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조민씨를 향한 각종 공세를 언급하며 청문회장을 진실 공방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태세다.
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 "한 후보자 자녀의 드러나는 비위 의혹(에 비춰 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포악한 악어 앞에 작은 송사리였다"며 "조 전 장관에게 윤석열·한동훈 검찰이 들이댄 잣대대로라면 엄중한 법적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기도 했다.
한 후보자의 부동산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서초동 아파트 전세금 과다 인상, 신반포 아파트 편법 증여 등에 대해 검증의 칼을 벼르고 있다. 대내외적으로도 "한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은 없을 것"으로 총의를 모은 상태다.
다만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자에 대한 '결정적 한 방'은 아직까지 없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한 후보자는 부동산 의혹에 대해 어떠한 불법·탈법 사실도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국민적 역린인 입시 논란 역시 조 전 장관 때와 양태가 다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후보자의 자녀는 아직 대학에 입학하기 전인 데다 고액 컨설팅을 받은 것이나 조부모 건물에서 전시회를 연 것 등은 표창장을 위조한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례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