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선거 열기는 처음"…이재명 '계양 기자회견'에 쏠린 기대

8일 인천 계양산에서 출마 공식선언
지역 주민들 "유력 차기대권주자 출마…지역 발전도 힘써달라" 주문
국민의힘 지지자들 "계양구가 호구냐" 반발 집회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중요한 건 이재명 상임고문이 어느 곳에서 출마했느냐가 아니라 언제 무슨 이유로 출마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은 자숙이 아닌 유권자들의 열망과 바람을 이뤄주는 것으로 져야 합니다"
 
8일 오전 10시쯤 인천 계양구 계양산 입구에서 만난 20대 여성 A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기다리며 한 말이다.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고 밝힌 A씨는 이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이날 지하철과 도보 등 2시간 30여분간 이동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A씨는 "이 후보가 성남 분당갑 선거구가 아닌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서 출마한 건 당선 유불리보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경기를 오갈 수 있는 인천이 다른 지방선거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계양산 인근은 오전 9시부터 이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을 보려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과 기자회견을 막으려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시간보다 한 시간 앞선 오전 10시에 기자회견 장소 주변에서 집회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당 지지자들이 일찌감치 계양산에 몰려든 게 원인이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계양산 입구에서 확성기를 틀고 이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면서 민주당 지지자들과 충돌 직전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50대 남성은 "방탄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경기 분당을 버리고 이 후보에게 계양구민이 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집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이재명 방탄출마NO, 계양이 호구냐"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확성기로 "이재명 아웃"을 외쳤다. 또 다른 일부 지지자들이 기자회견장 입구 삼거리에서 확성기를 켜고 욕설과 함께 이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손팻말과 확성기를 동원해 반발하는 모습. 주영민 기자

일부 시민들은 "계양산 등산로를 이용하는 가족들도 많은데 제발 욕설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출마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집회를 여는 게 어딨냐. 예의를 지켜달라"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기자회견을 본 시민들은 대체로 이 후보의 출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계양구 주민이라고 밝힌 50대 남성은 기자회견을 본 뒤 "출마 기자회견과 맞불집회가 동시에 열리는 등 계양구에서 이처럼 뜨거운 선거 열기가 불었던 적이 없었다"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인천에서 활동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그의 역량과 입김이 계양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계양구 주민(40대·여)은 "대권주자인 이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될 수 있는 지역에서 출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명분이 약한 출마인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보여줬던 실력을 계양구 주민들에게도 경험케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인천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보궐선거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후보는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후보는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하며 지방정부를 바꿔왔듯 국회에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일으키겠다"며 "판교테크노벨리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계양지구를 첨단산업이 중심이 된 테크노벨리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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