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시행하면서 지난달 국제선 항공 여객 수가 전달 대비 5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PCR 검사 등 방역조치가 여전한 만큼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국내선 여객 수는 378만4천명으로 3월(288만4천명)보다 31.2% 증가했다.
국제선은 3월 41만4000명에서 4월 64만4천명으로 55.4%, 국내선은 246만9천명에서 314만명으로 27.1% 각각 증가했다. 국제선은 지난해 4월(17만9천명)과 비교하면 259.8% 급증했다.
이같은 국제선 여객 수 증가는 정부가 3월 21일부터 백신 접종 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한 조치의 영향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이달부터 국제선 운항 횟수를 주 420회에서 주 520회로 확대함에 따라 국제선 여객 수는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LA·파리·런던 등의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LA·하노이·호치민 등의 노선을 이달 증편한다. 또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에서 주 4회로 증편한다.
항공사들은 정부의 국제선 확대 노력을 반기면서도 방역당국이 엄격한 방역 조치를 이어가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연말까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50%까지 회복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방역당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와 백신 미접종 청소년의 자가격리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 여행객들은 현지와 국내에서 최소 3차례의 PCR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입국 전 PCR 검사 총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약 100만원 수준으로 여행객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유아·청소년 백신 미접종자의 자가격리가 이어지면서 가족 단위의 여행이 많은 동남아 노선의 수요 확보에도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정부의 국제선 확대에 맞춰 항공편을 크게 늘리려했던 항공사들은 동남아 노선에 대해서는 잇따라 운항 재개를 연기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낭, 나트랑, 클락 노선의 운항 재개를 6월에서 7월로, 제주항공은 다낭, 나트랑 노선의 운항 재개를 5월에서 6월로 각각 연기했다. 이에 따라 LCC(저비용항공사)들의 경영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일정상 공항시설 사용료(착륙료·계류장 사용료) 감면과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은 오는 6월 말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