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50일 끝낸 안철수…분당갑 출마로 당권·대권도전 잰걸음[영상]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 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이 6일 6.1 재보궐 선거에 경기 분당갑 출마를 선언했다.

인수위원회 활동 자체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지방선거 승리가 절실한 윤석열 당선인과 차기 당권과 대권 등 정치 행보의 동력이 필요한 안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안 위원장이 곧바로 재등판하게 됐다.

안 위원장은 6일 오후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확한 표현은 삼갔지만, 안 위원장은 안랩 사옥 건설 등 분당갑 지역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등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또 안 위원장이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삼갔던 가장 큰 이유인 인수위원회도 이날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해단식에서 소회를 밝히며 "과정에서 공약과 조금 틀린 면이 나올 수도 있는데 욕을 인수위가 먹어야 당선인께서 마음 편하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며 "요즘 언론보면 욕하는 기사가 나오는데 제가 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실제로 이번 인수위는 여소야대라는 현실적 한계 속 법 개정 대신 시행령으로 추진이 가능한 세부과제에 몰두하고, 집무실 용산 이전·검수완박 입법·장기화된 인선 과정 등에서 펼쳐진 정쟁에 밀리며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1호 공약이었던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책에 이어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 '주요 공약 후퇴'의 책임도 1차적으로 안 위원장이 지는 모양새가 됐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국무위원 인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의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고, 목소리를 높여 왔던 과학교육수석 신설도 기각되며 안철수 인수위원회의 색채는 더욱 흐려진 게 사실이다.


이처럼 인수위 활동만으로는 안 위원장이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지방선거 승리가 절실한 윤 당선인과 차기 행보에 동력이 필요한 안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분당갑 출마라는 길이 열리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공과를 따지기 이전에 이번 지방선거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중량감 인사를 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지사 선거는 '윤심' 김은혜 후보가 나섰음에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곳인데, 안 위원장의 가세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대선 주자이자 인수위원장을 지낸 분이 경기도에 출마하면서 전국적인 집중도는 물론, 김은혜 후보와 함께 활동하는 모습이 노출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현재 국민의힘 6.1 재보선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일 마감했던 공천 신청을 오는 9일까지 연장해 둔 상태다. 사실상 윤 당선인 측과 교감을 마친 안 위원장을 위해 길을 열어둔 것인데,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 공천을 신청할 경우, 당헌에 근거해 단수공천될 가능성이 높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천을 신청한 사람이 다수라고 하더라도 그 중 1명의 경쟁력이 월등할 경우, 경선 대신 회의를 거쳐 1명만 공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게 될 안 위원장은 원내 입성을 계기로 차기 당권과 대권을 향한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지난 3월 3일 윤 당선인과의 단일화 이후 향후 역할에 대해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 국민의힘을 보다 실용적, 중도적인 정당으로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당 내에서는 안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벌써부터 부정적인 전망과 견제가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정당에는 절차라는 게 있는데, 안 위원장은 분당갑 공천을 자신만 결단하면 얻어낼 수 있다는 식의 인상을 줬다"이라며 "핵심 지지층에게는 부정적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당장 당권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안 위원장이 당 내 기반도, 인심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당권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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