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양을 전략공천에 민주당 "기대" 국힘 "과욕"

인천 계양을, 15대 총선 이후 내리 민주당 후보 당선
국힘·유정복 "방탄용 금뱃지 목적 출마…인천 도피처 아냐" 비판
민주·박남춘 "수도권 지켜낼 최고의 파트너"
승기 확보 전환점 VS 계양을, 인천 전체 유권자 6% 불과…이재명 등판 효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이재명 상임고문을 전략 공천하기로 하면서 벌써부터 선거 판세가 요동치는 분위기다.
 

인천 계양을, 15대 총선 이후 내리 민주당 후보 당선 


더불어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재명 상임고문을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다.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다. 이 상임고문은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맡을 전망이다.
 
인천 계양을 선거구는 송 전 대표가 제16·17·18·20·21대 총선에서 내리 5선 의원을 지내는 등 지난 20여년간 민주당의 대표적 우세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인천 계양구는 지난 3월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 고문이 52.31%(10만532표)를 득표해 43.52%(8만3638표)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8.79%(1만6894표)차로 승리한 곳이다.
 

국힘·유정복 "방탄용 금뱃지 목적 출마…인천 도피처 아냐" 비판


이 고문의 전략공천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인천시당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은 범법자의 도피처나 은신처가 아니다"라며 이번 공천을 비난했다.
 
그는 "인천에 아무런 연고가 없어도 출마만 하면 당선되는 것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며 "인천을 버린 도주자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경기도를 버린 탈주자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인천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정치권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도 성명을 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등을 이용해 검찰의 수사와 재판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금배지를 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본인이 거저 당선되고 다른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헛된 믿음, 과욕"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 고문이 성남FC 사건 관련 경찰 재수사 등을 피하기 위해 '방탄용 금뱃지'를 얻으려한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페이스북 글 캡처

민주·박남춘 "수도권 지켜낼 최고의 파트너"


반면 민주당에서는 이 고문의 전략공천으로 수도권 유권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같은 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논평을 내 "박 후보와 이 고문은 인천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와 관련해선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공동 발표문을 내기도 했다"며 "인천과 수도권을 지켜낼 최고의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박 후보는 "이 고문과 힘을 합쳐 인천시를 정복하려는 국민의힘의 야욕을 차단하고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인천시당도 논평을 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견제하고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필요하다"며 "이 고문의 출마가 인천 민주당의 자존심인 계양을 지키고, 이를 통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전국적 압승을 이끌어줄 것을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페이스북 글 캡처

승기 확보 전환점 VS 인천 전체 유권자 6% 불과…이재명 등판 효과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에 대해 인천 여야가 다른 입장을 냈지만 지방선거에서 파급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비슷한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3월 대선에서는 이 고문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격전지에서의 파급력이 매우 클 전망이다.
 
인천에서는 대표적으로 서구와 중구 등이 이 고문의 등판으로 수혜를 얻을 전망이다. 인천 서구는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가 50.94%의 득표율을 얻어 45.01%에 그친 윤석열 당선인을 5% 이상 제쳤지만 지난달 29일 경기일보와 기호일보가 한국정치조사협회연구소(KOPRA)에 의뢰한 서구청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후보가 40.2%, 국민의힘 강범석 후보가 38.5%를 얻어 오차범위(±4.4%p)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후보 지지'가 7.2%, '지지후보 없음·잘모름'은 14.0%로 집계됐다.
 
이 여론조사는 지난달 26~28일 인천 서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ARS여론조사(휴대폰 가상번호 74%, 유선전화 RDD 26%)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4%p다. 총 통화시도는 1만583명으로 응답률은 4.7%였다.
 
인천 중구도 지난 대선에서는 이 고문이 49.21%, 윤 당선인 46.81%로 이 고문의 득표율이 다소 앞섰다. 그러나 이날 경기일보·기호일보가 발표한 인천 중구청장 후보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홍인성 후보가 32.4%, 국민의힘 김정헌 후보가 50.9%로 역전됐다. '다른 후보 지지'는 4.9%, '지지후보 없음·잘모름'은 11.7%로 집계됐다.
 
이 여론조사는 경기일보·기호일보가 KOPRA에 의뢰해 지난 3~4일 인천 중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를 500명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폰 가상번호 85%, 유선전화 RDD 15%)를 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총 통화시도 6409명이고 응답률은 7.8%였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김은경 대변인은 "이번 이 고문의 전략공천은 단순히 인천 계양을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기 때문에 출마했다기 보다는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나와 민주당 지지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며 "이 고문의 출마가 접전지역은 물론 열세지역에서도 큰 파급력을 줄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인천시당 김종술 대변인은 "계양을 지역구 유권자는 15만명 내외로 인천 전체 유권자 250만명과 비교해 6% 내외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이 이재명 고문을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전략공천한 건 그 속내가 뻔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서 심판할 거라고 본다"고 경계했다.
 

정의당 이정미 인천시장 후보 페이스북 글 캡처

한편 정의당 인천시당은 이 고문의 계양을 전략공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정미 인천시장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대통령선거의 연장전이나 중앙정치의 대리전이 돼서는 안된다"며 "이재명, 안철수 두 전 대통령후보의 출마가 지방선거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