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서대문·은평 서북권 대진표는?… '민주당 텃밭' vs '尹·吳 바람'

[6.1 지방선거 서울 구청장 판세]

▶ 글 싣는 순서
①'정치 1번가' 종로 격전 점화…더민주 '위기' 국민의힘 '공세'②'재도전' 강남·송파 민주당구청장, 국힘의 '후보홍수' 넘어설까
③어수선하고 뜨거운 '서울도심' 중구…구청장 선거법 위반 논란 등 변수
④분출하는 용산, 재개발·집무실 이전 이슈에 '천당과 지옥' 오간다
⑤채현일 영등포 수성할까…보수세 우위? 2030 유입 '변수'
⑥3선 구청장 물러나는 민주 텃밭…'동대문을 열어라' 각축
⑦양천·강서, 김수영의 안정감 · 국힘의 '대선바람' 그리고 '청년 엘리트'
⑧마포·서대문·은평 구청장 대진표 완성… '민주당 텃밭' vs '尹·吳 바람'
(계속)


홍대거리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인디문화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지역적 특성을 가진 마포는 2000년대 들어 방송사 등 미디어 기업들이 모인 상암 DMC 지구가 조성되고 4개 노선이 겹치는 공덕역 주변에 효성그룹, HS애드, 동서식품 등 대기업들까지 자리해 다양한 문화와 비지니스가 교차하는 부동산·비즈니스·문화 신흥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았던 동교동이 위치하는 등 전통적 민주당세가 강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20대 대선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 마포에서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했다. 하지만 현 정부 이후 집값이 급등하며 급격히 보수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 여기에 진보정당과 소수자 운동가들의 활동과 거주가 많아 이슈마다 쏠림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6.1 지방선거 서울 마포구청장 후보 더불어민주당 유동균(현 구청장), 국민의힘 김진천 후보, 정의당 조성주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몸값 오른' 서울 마포구
유동균 '지속발전' vs 조성주 '다양성'…국민의힘 '잡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청장에 유동균 현 구청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여론조사 방식 경선을 통해 유 구청장이 한기영 전 서울시의원을 누르고 국민의힘 김진천 후보와 맞붙게 됐다.

20대 대선에서 마포구 민심은 2.53% 격차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 대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 젊은층이 많고 토박이 비율이 높은 동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높았지만 부동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신흥 지역일수록 국민의힘에 표를 많이 던졌다.

유 구청장은 지난달 21일 일찌감치 6.1 지방선거 민선8기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선 7기 2022년 3월 기준 공약이행률 98.02% 달성이라는 수치를 앞세워 마포를 △DMC기반의 '산업융합혁신' 상암권역 △'감성·디자인혁신'의 홍대권역 △'문화·관광혁신'의 합정권역 △금융서비스 산업기반 중심의 '경제허브' 공덕권역 등 4대 권역으로 육성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책임당원 50% 플러스 구민 50% 또는 구민 100% 여론조사를 통해 지난 1일 김진천 마포구의원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지만 경선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후보의 전과 이력 때문이다.

그는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데 이어 160여억원어치의 불법 환치기를 하다 적발돼 2002년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실형(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유 구청장도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2건, 음주운전 1건이 있지만 사업을 하던 과거 IMF 외환위기 당시 발행수표가 부도를 맞으며 벌금을 낸 것으로 불법 환치기와는 판단 범위가 다르다. 이 때문에 경선에 탈락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경제사범이 7600억원의 예산을 매년 집행하는 마포구청장의 자리에 적합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불복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재심을 신청해 현재 당 내부에서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막판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바뀔 수도 있다.

정의당에서는 2015년 '2세대 진보정치'를 외치며 정의당 당대표에 출마했던 조성주 전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마포는 전역에 재개발 붐이 일며 강북·서북권 지역 중에 중요한 직주근접 거주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젊은 가구의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고, 방송미디어와 주요 기업들까지 위치해 명동과 강남을 잇는 3대 문화 거주지로 주목받으면서 부동산 가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살피는 지역이다.

유동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소외된 사람,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면서 더욱더 발전하는 도시, 마포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응원해주신 마포구민과 당원의 힘으로 본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통해 서울의 핵심 도시 마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진천 국민의힘 후보는 "구의원으로 일한 경험을 통해 구정의 개혁과 변화를 이끌겠다"며 "특히 망원·성산동 위주의 노후주거지 환경개선을 위해 지구단위계획이나 재개발 재정비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조성주 정의당 후보는 "마포는 프리랜서, 문화예술노동, 플랫폼노동자 등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시민적 합의를 이룬 다양성의 도시"라며 "정의당이 대변해야 할 새로운 시민과 가치를 담은 마포는 과거 진보정당의 전략지역이 울산과 창원이었던 것처럼, 이제는 정의당의 새로운 전략지역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서울 마포구청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운기 후보, 국민의힘 이성헌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대학가·부촌·서민 어우러진 서울 서대문구  
박운기 "서대문 토박이" vs 이성헌 "尹과 독대"

 

서울 서북권 지역인 마포·서대문·은평구 지방선거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는 가운데 서대문구에서는 3선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는 문석진 구청장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운기 전 서울시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이성헌 전 국회의원이 본선 후보에 각각 확정됐다.

연세대·이화여대 등 10여 개 대학이 밀집해 젊은층과 아현동을 비롯한 부촌 지역의 부유층, 서울 외곽지역 거주환경에서 나타나는 노년층과 서민층까지 고르게 퍼져 있는 서대문구는 선거마다 진보와 보수의 대표 격전장으로 꼽힌다.

이번 20대 대선에서 서대문구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0.86% 격차로 신승한 지역이다. 어느 진영이든 녹록치 않지만 대체로 민주당 경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성헌 후보는 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이 지역 16대 총선부터 6연전을 치러 16대·18대 총선에서 승리해 2승 4패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대부터 21대까지는 내리 연패한 전력으로 돌연 구청장선거에 뛰어들자 내부에서는 잡음이 흘러나오는 모양새다.

공천관리를 해야 할 '심판'인 지역 당협위원장이 지방선거에 '선수'로 뛰어들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사이에서 밀실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운기 민주당 후보도 "언제 적 이성헌이냐"며 "구청장은 국회의원 선거 낙선자의 도피처가 아니다"라고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국민의힘 후보 난립과 공천 잡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두고 '대선승리 바람에 편승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른바 중량급 선수로 분류되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 이 후보는 강철구 변호사와 홍길식 구의원과 당내경선에서 최다득표로 승리했다. 우상호 의원과의 총선마다 맞붙어 인지도가 높고 26년간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 촘촘한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성헌 후보는 "서대문 지역의 발전을 말로 하는 게 아닌, 대통령과 독대할 수 있고 시장과도 독대해서 지역에 필요한 일들을 대통령에게 얘기하고, 장관, 국회의원 등에 언제든지 말하고 일할 수 있는 힘있는 사람이 서대문구청장이 되어야 한다"며 "(제가 당선 된다면) 더 독립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역 발전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운기 후보는 신원철 전 서울시의회 의장과 조상호 현 서울시의원을 물리치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서대문구의회 재선의원과 서울시의회 재선의원, 국회 원내대표 보좌관 등을 역임한 박 후보는 서대문에서 초-중-고를 나온 토박이다. 가족과 손주까지 4대가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어 지역 민심과 현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을 내세운다.

서울 주요 대학가 밀집 지역과 부촌과 서민이 복합적으로 어울려사는 지역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대학과 구민 연계 평생교육, 전기차·인공지능 인프라와 돌봄 강화, 행정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발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후보는 "서대문형 ESG를 통해 교육도시, 스마트시티, 녹색도시 서대문 3대 비전을 세워 미래 인프라 구축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환경과 복지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 서울 은평구청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미경(현 구청장), 국민의힘 홍인정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뉴타운 붐' 서울 은평구 여성정치인 격돌
김미경 "중단없는 전진" vs 홍인정 "尹·吳 설득"


서울의 대표적 외곽지역이지만 진관동 일대 '은평뉴타운'으로 유명한 은평구 역시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환경적으로는 북한산 끝자락에 위치해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전통적으로 60~70년대 조성된 중상층을 위한 단독주택, 빌라 등이 많이 들어서 각광을 받는 부촌 이미지가 강한 지역있으나 80년대 이후 강남 아파트 개발 붐, 주거 트렌드의 변화로 지역의 장점이 쇠퇴하는 등 도시 슬림화를 겪으며 전형적인 서울 외곽·근교의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최근 노후 주택 재개발 시기가 도래하며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서북쪽에 고양시 일산, 동남쪽에 종로구, 아래에 서대문구와 마포구가 인접해 생활권역이 넓다. 특히 교통면에서는 3호선 녹번역을 통해 경복궁역과 압구정 등 강남권으로 진입이 수월하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남북철도 연결과 유라시아횡단철도 진출이 가능한 경의선과 일산·파주 등 경기서북권과 서울 도심을 잇는 통일로를 끼고 있다.

마포·서대문구와 함께 서북권 중의 끄트머리로 서울 외곽권으로 꼽히지만 대중교통 연결로와 주거환경에서만큼은 중산층의 입지가 명확한 곳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은평의 민심은 역시 더불어민주당이었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근 7%차로 따돌리며 마포구 상암동과 인접한 수색동을 제외하면 전 지역에서 득표율 50%대를 가져온 몇 안 되는 서울 지역구다.

대표적 신흥 아파트촌으로 뛰어난 학군과 스타필드, 이케아 매장 등 대형쇼핑몰이 인접한 진관동 은평뉴타운에서조차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따돌렸다. 그만큼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 구청장인 김미경 은평구청장을 단수후보로 공천했다. 양천구·강북구와 함께 민선 8기에 도전하는 여성단체장 중 한 명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 4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 선거준비에 들어갔다. 후보 선출과정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지만 공천심사위는 경선 없이 단수후보로 김 구청장을 결정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 우상호, 정청래, 박주민, 양정숙 국회의원, 이현찬 전 서울시의원, 은평구 지방선거 출마자 원팀이 참석하는 등 김 구청장에 힘을 실었다.

김 구청장은 "은평의 중단없는 전진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민선 8기 은평구청장 출마를 선언한다"면서 "은평의 변화가 여기서 멈추지 않도록 재선구청장이라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은평에는 크고 작은 개발 100여 개가 진행 중이다. 지체없이 능숙하게 은평발전을 이끌어 나갈 일꾼이 필요하다"면서 "업무파악에 시간 낭비할 필요없는 재선 구청장 김미경만이 첫날부터 능숙하게 은평발전에 매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구청장은 출마선언과 함께 은평의 20년 미래를 위한 5대 분야, 30가지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주요 공약으로 △신(新) 경제·교통 중심지 은평 △누구나 살고싶은 은평 △문화예술 대표도시 은평 △아이 키우기 좋은 은평 △따뜻하고 촘촘한 복지도시 은평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일 홍인정 전 국민의힘 은평갑당협위원장을 은평구청장 후보로 선출해 이번 선거에서 보기드문 여성 정치인의 격돌을 예고했다.

동덕여대 보건학 석사를 거쳐 서울대 보건학 석·박사를 취득한 홍 후보는 한국당, 자유한국당을 거쳐 국무총리실 여성정책과장, 청와대 행정관 경험을 쌓았다. 민선7기 은평구청장 후보와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홍 후보는 "은평구민의 행복을 2배로 키울 수 있다면, 은평의 가치를 2배 더 높일 수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쫓아가서 조르고 반드시 설득해 지역주민들의 바람을 실천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주요 공약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신사동 타운하우스 조성 △불광천을 제2의 청계천으로 조성 △서울혁신파크에 공공실버타운 도입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