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첫 긴 연휴가 오는 5일부터 시작됐다. 평소보다 이동량과 접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감소세에 접어든 유행이 연휴 기간에도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지 여부가 '자율방역' 성공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달 셋째 주(3.13~19) 이후 신규 확진자 발생은 지난주(4.24~30)까지 6주 연속 감소 추세다. 당시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40만4599명에 달했지만 이후 지속 감소해 지난주에는 5만8215명을 기록했다. 이번주 또한, 지난주 같은 요일 대비 적게는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까지 줄어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또다른 주요 방역지표인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역시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지난주 기준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432명으로 직전 주(634명) 대비 31.9% 감소했고 지난주 하루 평균 사망자도 110명으로 직전 주(162명) 대비 32.2% 감소했다.
지난달 17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이처럼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주는 원인으로는 인구 상당수가 오미크론 유행 속 자연면역을 획득한 점이 꼽힌다. 이날까지 국내 누적 확진자는 1739만5791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대략 33.9%가 감염을 경험했다.
이런 감소세 속에서 시작하는 이번 어린이날 연휴는 평소보다 이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어린이날이 주말과 가까운 목요일이어서 금요일 하루만 쉬면 4일 내리 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연차 사용을 권고하는 회사나 재량 휴업을 하는 학교들도 적지 않다.
방역당국은 이러한 연휴에 이동량과 접촉량의 증가가 감소세에 접어든 유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동량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현재 상당 규모의 인구가 예방접종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면역을 갖고 있는 상태라 아주 큰 영향은 없이 감소 추이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휴는 지난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뒤 첫 연휴기도 하다. 이제 개인의 자율적인 판단이 방역에서 중요해진 것으로 이번 연휴를 거친 뒤에도 큰 폭의 확진자 증가 없이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이제 첫 발을 뗀 '자율방역'도 보다 빠르게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이같은 예측과 별도로 여전히 수만명대의 유행은 발생하고 있어 발열체크, 손 소독 등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과 감염에 취약한 60세 이상은 4차 접종을 받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놀이공원 처럼 외부라도 좁은 공간 사람이 많이 몰려 1m 거리 유지가 어렵다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노인 등 고위험군과 함께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연휴 기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실내 장소를 피하고 가급적 대화를 자제하며 용무를 마친 뒤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 고령의 노인이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와 함께하는 경우 더욱 유의해야 한다며 유증상 시 빠르게 자가진단검사를 받을 것도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휴가 길어 가족, 연인, 친구끼리 식당 같은 곳 예약이 많이 차 있다. 주로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며 감염이 되는 만큼 고위험군이나 유아가 있는 경우 가급적 집에서 만나거나 또는 외부라도 독립된 장소에서 만나는 게 좋다"며 "가급적 대화를 적게 하고 식사는 일찍 마친 뒤 공간이 트인 외부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검사키트를 사서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정도 하는 것도 좋다"며 "최근 대면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많아진 만큼 혹시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빨리 진료를 봐야 한다. 치료제 공급도 어느 정도 원활해져서 빠르게 치료받으면 혹여 감염이 되더라도 대부분 큰 걱정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