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합의' 부산 생곡마을 남은 과제는?…"재활용센터 운영 방안 마련"

생곡마을 이주 합의로 생곡재활용센터 2027년까지 주민 운영
점거·반입중단 등 '갈등의 핵' 해소된 데 의미
부산시 "재활용 수익, 향후 시민에게 돌려줘야" 청사진
환경단체 "'공적 운영' 위해 이주 전 운영방식 구체화해야"

부산 강서구 생곡동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생곡재활용센터). 박진홍 기자
각종 폐기물 시설로 인해 장기간 갈등을 빚어 온 부산 생곡마을 주민들이 끝내 이주에 합의한 가운데, 갈등의 중심에 있던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생곡재활용센터)'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 부산시와 생곡마을 주민 자치기구인 생곡폐기물처리시설대책위원회(생곡대책위)가 서명한 이주 합의서에 따르면, 생곡재활용센터는 오는 2027년까지 생곡대책위가 운영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5.2 CBS노컷뉴스=수십 년 갈등 끝에…부산 생곡 매립장 일대 주민 이주에 합의)
 
이 센터에서는 연간 15억원가량의 수익금이 발생하는데, 향후 5년간은 기존처럼 주민들이 수익금을 나눠 갖는다는 의미다.
 
지난 2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와 생곡대책위가 이주 합의서에 서명했다. 박진홍 기자
주민 자치기구가 자체적으로 운영해 온 생곡재활용센터는 그동안 생곡마을 갈등의 '핵'이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 센터는 부산시가 90년대 생곡마을에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면서, 주민에게 각종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부여한 '재활용 선별권'이 발단이다. 선별장은 점차 규모가 커져 재활용센터로 거듭났고, 주민들은 자체 기준에 따라 재활용품을 매각한 수익을 나눠 가졌다.
 
문제는 지난 2016년부터 주민대표 자격과 수익금 배분 등을 놓고 주민들이 '신파'와 '구파'로 나뉘어 갈등이 빚어지면서 불거졌다. 양측 간에 각종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극심한 갈등을 겪을 때마다 재활용 쓰레기 반입 중단 사태가 빚어져 '재활용 대란' 우려가 나왔다.
 
시민 피해를 우려한 부산시는 지난 2018년 센터 운영권을 가져와 부산환경공단 직원을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하기도 했지만, 불과 2년 만에 운영권을 다시 주민에게 돌려주면서 또다시 갈등이 촉발돼 지난해 4월에는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생곡재활용센터에서 주민 간에 충돌이 빚어지는 모습. 독자 제공
이번 이주 합의는 오는 2027년 이후로 더는 주민 갈등으로 인한 '재활용 대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아가 부산시가 재활용 정책을 펼치기 더 수월해지고, 재활용센터에서 나오는 수익 역시 일부가 아닌 부산 시민 전체를 위해 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을 팔아 생긴 수익은 지역 주민들한테 돌려줘야 분리수거도 더 잘하게 되는데, 그동안 부산시 구조가 왜곡됐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수익을 주민에게 돌려주고, 탄소 중립 기조에 맞게 여러 정책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의 자산이 될 생곡재활용센터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은 올바른 자원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공적 운영'이 필요하며, 주민 이주가 완료되기 전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부산 생곡마을 전경. 부산시 제공
자원순환시민센터 김추종 대표는 "시가 운영권을 하루빨리 회수해서 재활용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조언해왔는데, 주민 이주가 모두 이뤄지고도 2년 더 현행 기조로 운영한다는 건 이번 합의에서 가장 안타까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운영에는 시가 직영하거나, 환경공단 등 공공기관에 위탁하거나, 사회적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등 여러 방법이 있으며, 운영 주체나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부산시가 시민사회와 함께 터놓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공공성이나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이윤을 추구해 공공이 못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일종의 절충안인 사회적 기업에 운영을 맡기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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