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액의 자문료를 받은 이력에 대한 공세가 연이틀 이어졌다.
공직 퇴직 후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인 김앤장에서 이같은 대우를 받으며 활동한 데 '이해충돌' 여지가 없었겠냐는 취지지만, 한 후보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한 일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질의가 기존 의혹을 재차 짚어주며 보강했다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낙마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결정적인 한방으로 작용하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후보자는 이날 "입법부가 정한 규제 내에서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직과 김앤장을 오가며 특혜 우려를 자아내는 것이 적절했냐는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지적에 대해, 취업 제한 규정 등 법적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면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견해를 설명한 것이다.
전날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한 건도 없고, 후배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게 없다"며 전관예우, 이해충돌 논란에 선을 그은 자세의 연장선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 증인으로 나선 김앤장의 정계성 변호사 역시 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다.
정 변호사는 "한 후보자의 여러 경험, 국내외 고객에게 관련 설명을 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높이 봤다"면서 정부 출신이 김앤장에 들어오면 인허가 등 정부를 움직이거나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쓰냐는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김앤장이 미쓰비시나 신일철주금 등 전범기업과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옥시레킷벤키저 등을 변호한 사실을 한 후보자가 "몰랐다"고 잘라 말한 데 대한 질문도 재차 이어졌다.
한 후보자는 "평소에 (특정 사건을) 어느 로펌이나 변호사가 대리하고 있냐는 정보는 일상적으로 언론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옥시와 김앤장이 '짬짜미'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자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 정부에 6조 원을 ISD(국제투자분쟁)를 통해 내놓으라고 하는 소송이 있는데, 초기에 미국 변호사의 요청을 받아 우리나라의 모 로펌에서 이를 도와준 적이 있을 것"이라며 "그럼 한국의 그 로펌은 비난받고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 하겠냐. 누군가는 그런 기능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책임총리'로서 자신의 비전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에 주어진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 이행하겠다"며 "제청권과 해임 건의도 다 문서로써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