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라는 특성을 유지하고 있어 감소세에 접어든 국내 유행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특성 파악이 끝나지 않은 데다 세계 곳곳에서 세부 변이 출현이 잦아지고 있어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 재유행 주원인 'BA.2.12.1'…스텔스 오미크론보다 20% 전파 빨라
미국에서 온 입국자를 통해 국내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된 'BA.2.12.1'는 오미크론 변이, 그중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의 하위 변이로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A.2.12.1'가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역은 그중에서도 뉴욕으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뉴욕 지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2일 3339명 수준이었지만 3주 뒤인 지난달 23일 642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뉴욕 중부와 인근 지역 BA.2.12.1 점유율은 6.9%에서 28.7%로 4배 넘게 올랐다.
최근에는 미국 외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감염 사례가 나와 2일까지 모두 21개국에서 8223건의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달 29일에는 아시아권인 싱가포르에서도 2명이 확진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 변이의 주 특성은 '높은 전파력'이다. 뉴욕보건소에 따르면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 속도가 30%가량 빨랐던 BA.2보다도 23~27% 더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확인되지 않았고 분석과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행 감소세 미칠 영향 적지만 …해외 곳곳 변이 출현에 안심 일러
이처럼 높은 전파력에도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해당 변이가 감소세를 이어가는 국내 유행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오미크론(Ο)이라는 그리스 알파벳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변화가 없고 올해 초부터 오미크론 대유행을 겪으며 3분의 1 이상이 백신 접종에 더해 자연면역을 갖춘 상태기 때문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BA.2.12.1이 국내에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고 비중도 늘어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감소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특성 분석이 끝나지 않은 점 그리고 BA.2.12.1 외에도 여러 오미크론 하부 변이들이 유행이 한 풀 꺾였던 해외 국가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예로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는 하부 변이인 'BA.4'와 'BA.5'의 확산으로 유행 감소세가 멈추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다. 남아공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변이들은 감염이나 백신에 의한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도 일부 갖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BA.4와 BA.5는 남아공 외 10여개 국가에서 감염 사례가 나왔고 국내 유입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감염에 따른 면역이 통상 3개월 정도 뒤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해 여름, 늦어도 가을 무렵에는 또다른 변이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방역 전문가는 "지금은 하부 변이가 유입되도 오미크론으로 획득한 면역이 어느정도 지속될 수 있어 당장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도 "몇 개월 정도 지나 변이 등장 시기가 더 밀리면 그때는 또다른 대유행 가능성도 있다. 알파벳 자체가 바뀌는 새 변이나 오미크론 하부 변이라도 변화 정도가 심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