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 선거판 '고교 대전'이냐 '수원 대 비수원'이냐

민주당 최종 경선 2파전 확정
이재명계, 이낙연계 맞대결 구도
문화와 경제 등 공약 초점 차별화
국힘, 대선 후광으로 탈환 겨냥
중량감 있는 윤심 김용남 공천
"고교 대전 또는 수원 대 비수원"

왼쪽부터 김준혁,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시는 현직 시장이 없는 무주공산으로, '수성'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경선이 김준혁·이재준(가나다 순) 예비후보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시장직 '탈환'을 노리며 일찌감치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김용남 예비후보의 맞수로 누가 본선 무대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포스트 염태영, '문화' 김준혁 vs '경제' 이재준 맞대결

 
3일 민주당 경기도당은 기존 10명에 달하는 예비주자를 컷오프한 뒤 5인 경쟁으로 진행한 1차 경선 결과, 김준혁·이재준 예비후보를 결선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결선은 오는 7~10일 사이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일반국민 50%를 합산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경선 마지막 날 발표될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3선의 연임 제한으로 물러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뒤를 이어, 누가 본선 경쟁력이 높은지가 경선의 최대 관심사다. 수원의 경우 지난 세 번의 지방선거(12%P→22%P→40%P)와 총선(8%P→12%P→18%P)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격차를 벌려왔다.
 
지난달 13일 학교사회복지사 105인이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 사무실에 방문해 지지선언을 했다. 김준혁 예비후보 측 제공

중앙대 사학과 박사인 김준혁 예비후보는 이재명 전 대선후보, 김영진(수원병) 국회의원 등과 동문으로 당내 정당혁신위원을 맡아 대선 캠프에 힘을 보태는 등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문재인 대통령 추천 도서인 '리더라면 정조처럼'과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 등을 펴내는가 하면, 개혁사상과 수원화성의 가치를 강연하며 이른바 '정조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다.
 
대표 공약은 '시민 주도형 문화특별시 건설'이다. 정책사업에 시민참여율을 혁명적으로 높여 '시민도시'를 선포하고,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취지다.
 
김준혁 예비후보는 수원의 3대 고등학교 중 한곳으로 알려진 수성고 출신으로, 고교동문 조직력 중심의 지지기반과 정치신인으로서의 가산점(최대 20%) 등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 2일 수원시 전직 공무원 60인이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재준 예비후보 측 제공

수원시 부시장을 지내며 염 전 시장과 호흡을 맞춘 이재준 예비후보는 이낙연 대선 캠프 활동을 통해 김진표(수원무)·박광온(수원정) 국회의원과 긴밀한 정치적 연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충남 태생이지만 30년간 지역의 도시계획 전문가, 시민운동가, 행정가, 교수 등 광범한 활동을 한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을 담아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을 펴냈다.
 
경제통 이미지를 내세워 수원을 '경제특례시'로 만들기 위해 대기업 30개를 확대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자족기능을 높여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재준 예비후보는 지역 내 직능단체와 향우회 등의 지지는 물론, 과거 총선에 출마하며 확보한 다수의 권리당원 표심을 전략무기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의 최대 현안인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임기 내 이전 확정'과 종전 부지에 대한 대규모 개발 계획 수립 등으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수원 대 비수원'의 대결 구도가 이번 당내 경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심' 김용남…'수원고 vs 수성고' 또는 '수원 vs 비수원'

 
김용남 국민의힘 수원시장 예비후보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 각오와 핵심 공약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철웅 피디

국민의힘은 중앙당에서 인구 100만 명 이상 특례시에 대해 직접 공천 심사를 진행, 지난달 23일 김용남 예비후보를 수원시장 후보로 확정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직전 총선 당시 12만여 표 뒤졌던 민주당과의 격차가 올해 대선에서 2만 8천여 표로 줄어 '해볼 만하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중앙정치 경험이 있는 중량감 있는 인물을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남 예비후보는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거물급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손학규 후보를 꺾고 수원시병(팔달구)에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를 맡았던 김용남 예비후보는 윤 당선인과 같이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검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꼽힌다.
 
소위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그는 10년 가까이 답보 상태에 있는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 실현을 누구보다도 자신하고 있다. 윤 당선인과의 담판으로 돌파구를 찾을 적임자라는 것이다.
 
특히 수원시장에 당선될 경우 6개월 안에 예비이전후보지가 아닌 '이전후보지'를 확정 짓고, 이후 조속히 착공식을 개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시점을 설정했다.
 
전날에는 수원 군공항 소음피해 관련 주민간담회에 참석한 윤 당선인을 비롯한 같은 당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동행하며 '윤라인'의 일원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수원 군공항 소음피해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용남 수원시장 후보가 동행한 모습. 박창주 기자

군공항을 이전한 뒤 종전 부지에는 매머드급 산업단지를 조성해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선전시처럼 기업하기 좋은 '글로벌 일류도시 수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출산장려책으로 '첫 아이 1천만 원' 지급도 약속했다. 이를 위한 소요예산을 650억 원으로 추산하고, 시 연간 예산인 2조 8천억 원을 지출 조정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원이 고향인 그는 민주당의 김준혁 예비후보와 붙으면 '토박이' 간 대결이자 과거 수원고(김용서 전 시장)와 수성고(염태영 전 시장)의 리턴매치가 재현되며, 이재준 예비후보와는 '수원 대 비수원'의 본선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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