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보궐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 고문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8월 전당대회 등판론'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복귀 시점이 더 앞당겨질 기류가 감지되면서, 이 고문이 조여 오는 검·경 수사망을 의식한 처사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8월 당권→6월 지선' 조기 복귀?…때마침 성남FC 압색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고문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 고문의 한 측근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정 활동을 하면서 오는 8월 당권에 도전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기가 많아 이 고문도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나온다면 인천 계양을이 될 것 같다. 지금 측근들하고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특히 출마 요구가 거세다.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만 봐도 '이재명을 계양하라'는 글이 도배되는 등 이 고문의 계양을 출마를 재촉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이 고문에게 빨리 '방탄조끼'를 입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라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할 수 없다.
때마침 경찰이 지난 2일 이 고문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성남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미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불송치 결정까지 내렸으면서 뒤늦게 압수수색 쇼를 벌이는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재명 망신주기'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이 고문이 자신의 검찰 수사를 이유로 연고도 없는 인천에 출마를 선언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고문 측은 당초 8월 전당대회를 복귀 시점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이때 8월도 너무 이르다는 여론이 일었는데 이제는 6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비대위도 곧 논의 시작…강성 지지자 입김 휘둘리나
공천 결과를 최종 의결하는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르면 4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이재명 고문의 공천 문제를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지금 당 전략공천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이번 주 중 비대위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득표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 어떤 일이든 당이 요청하면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추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대해 이 고문의 한 측근 의원은 통화에서 "이 고문이 조금 더 쉬어야 한다는 게 측근들의 다수 의견인 건 맞지만, 대선에서 당의 도움을 받은 이 고문 입장에서 당이 6월 보궐선거 출마를 요청하면 선뜻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성 지지자들의 출마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 지지자들은 지금도 비대위원들에게 이 고문 출마 결정을 독촉하는 문자폭탄을 계속 보내고 있다.
강성 지지자들은 앞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도 '지방선거 보이콧', '문자·전화폭탄' 등으로 사실상 민주당 172석을 움직였다. 이들 요구대로 민주당은 '의원직 사퇴 후 사보임', '회기 쪼개기' 등 온갖 꼼수를 동원해 끝내 입법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에도 강성 지지자들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월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신청은 오는 12일과 13일(오후 6시까지) 이틀 간 진행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원욱 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오는 10일까지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