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재개될 K리그1에서 분위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리그 선두 울산은 2022 ACL 조별리그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에 두 차례 충격패를 당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020년 ACL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지난해에도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이번에는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ACL 직전까지 울산의 흐름을 최상이었다. 리그에서 7승 2무, 9경기 무패를 달리며 선두를 유지했다. 이번 시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와 아마노, 여기에 엄원상까지 가세해 골 결정력이 어느 때보다 좋았다.
ACL에서도 공격력은 유지됐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레오나르도는 대회에서 울산의 골을 책임졌다. 다시 맞붙은 5차전에선 1골 2도움으로 팀의 3 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변수는 조호르였다. 조별리그 첫 맞대결에서 1 대 2로 아쉽게 패했던 울산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재차 1 대 2로 졌다. 너무 쉽게 내준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 자책골이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씁쓸한 성적표를 받은 울산은 5일 수원 삼성과 리그 경기에 나선다. 시즌 첫 맞대결에 나서는 수원은 잔뜩 벼르고 있다. 성적 부진으로 감독 교체를 감행한 수원은 이병근 체제로 첫 K리그1 경기를 치른다. 이 감독과 수원은 이미 FA컵에서 김천 상무를 꺾고 16강에 오르며 공식 데뷔전 승리를 맛본 상황. 울산이 재개할 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ACL 탈락 여파가 이어질 수도 있다.
전북은 울산과 반대다.
K리그1 5연패에 빛나던 전북은 리그에서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3경기 연속 무득점 속 3연패. 홈에서 이번 시즌 첫 현대가 더비까지 패한 전북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북의 5년 연속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백승권 단장도 사임했다.
전북은 4월 반등을 시작했다.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기세를 ACL로 들고 갔다. 부진했던 외국인 공격수 일류첸코와 구스타보가 ACL에서 골맛을 봤다. 토종 공격수 문선민도 위기의 순간 전북의 해결사로 득점포를 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시드니FC(호주) 등 강팀과 묶여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전북은 무패(3승3무) 행진을 펼쳤고 5차전 후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2016년 이후 ACL 트로피를 들지 못했던 전북은 통산 3번째 우승 도전의 기회를 이어갔다.
ACL에 나선 다른 K리그 팀보다 일정은 하루씩 늦었지만 오는 5일 FC서울과 리그 복귀전에 자신감이 붙은 상황. 선두 울산(승점23)과 전북(승점14)의 격차는 승점 9다. 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18), 3위 포항 스틸러스(승점15)도 와 격차도 크지 않다. 전북이 ACL의 흐름을 이어 공격력을 이어간다면 5월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