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소란' 속 검수완박 입법 마무리…개정안 국회 통과(종합)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롤에서 본회의 '검수완박' 법안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검찰청법에 이어 '검수완박'의 남은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검수완박 법안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오후 2시 국무회의 공포만 남게 됐다.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재석 174명 중 164명 찬성, 반대 3명, 기권 7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기각한 점 등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검찰청법 개정안에 찬성했던 정의당 의원들은 모두 기권표를 던졌다.

이날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보완 수사를 가능하도록 한다.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체포·구속되거나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하거나 시정조치 요구를 받은 사건이 대상이다.

또 별건수사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 사건과 별개 사건을 수사하거나 다른 수사를 통해 확보된 증거 등을 통해 자백이나 진술도 강요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경찰이 송치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에 이의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주체 고소인, 고발인,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 중 고발인을 제외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민주당은 이중 시민단체의 고발 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수정사항이 있는지 논의할 방침이다.

형사소송법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발언)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회기를 쪼개 새로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곧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검찰청법 개정안도 지난달 27일 상정됐다가 필리버스터 진행 후 30일 본회의에서 가결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때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써 국회를 모두 통과한 검수완박 법안 검찰청법 개정안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공포만 거치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문 대통령 주재 마지막 국무회의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국회 본회의 시간을 감안해 이날 오후 2시로 연기됐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두 번째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재석 293인 찬성 164인 반대 3인 기권 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이날 본회의장은 법안 통과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는 국민의힘의 고성으로 소란이 일었다.

박 의장이 필리버스터를 거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장이 국회법을 언급하며 "지난 회기에서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안건은 지체없이 표결돼야 한다"고 말하자 일부 의원은 "언제부터 의장이 국회법을 지켰어"라고 외치기도 했다.

법안 가결 후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발언권을 얻어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했는데 어떻게 표결 다 끝나고 난 뒤에 의사진행을 한다는 말인가"라며 "거대정당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 소수정당의원으로서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 안건조정위에서 꼼수 사보임,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 등 모든  탈법과 편법 꼼수를 자행해 국회법을 사문화 시켰다"며 "국회법을 지킨다고 하면서 사실상 국회법을 먼저 앞서서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송 의원 발언 중에는 일부 의원들이 "사퇴하라"를 연식 외치기도 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검수완박 법안을 규탄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후 검수완박의 구체적 내용인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도 가결됐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해당 안건을 설명하는 발언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소리를 치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본회의를 마치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검수완박법 처리는 국회법 규정을 완전 무시한 폭거"라며 "위장 꼼수 사보임부터 시작해서 꼼수 탈당 그리고 꼼수 안건조정위원회 또 꼼수 본회의 그리고 꼼수 국무회의까지 모든 게 꼼수로 점철된 처리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슷한 시각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회의 끝난 이후 지난 임시회 때 발생한 국회 내 폭력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했고 국민들 보기 송구스러운 모습이었다는 말이 있었다"며 "합의안을 이행하는 것이 정치인에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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