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EU 회원국과 만나 "독일은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견딜 수 있는 상황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은 오는 4일 원유 제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크리스찬 린드너 재무장관도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석탄과 원유가 있으면, 러시아산 수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료 가격 상승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을 35%에서 12%로 줄였다. 다만 국내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데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독일 동부 지역은 러시아 국영 원유회사인 로스네프트의 정유시설에서 연결한 파이프 라인에 원유를 의존하고 있다.
다만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결정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것보다 쉬워 보인다.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 결제 대금을 루블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EU 회원국은 4일 회의에서 이에 대한 대응도 논의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1%를 생산하는 세계 3위 산유국이다. 천연가스는 세계 생산량의 16.6%를 차지한다. 유럽은 원유 수입의 26%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반면, 천연가스는 의존도가 40%에 달한다.
러시아의 경제는 에너지 수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에너지 부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적 제재에서 대체로 제외돼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것은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현재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한편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에 이날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5% 오른 배럴당 105.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