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실외 마스크 해제 첫날 "아직은 어색"…'턱스크'도 눈에 띄어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민들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지만 눈치 보여"
실내 마스크 의무에 '턱스크' 시민도 눈에 띄어

지난 2020년 10월 13일 이후 566일 만에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2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한 시민이 마스크를 손에 든 채 산책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마스크를 벗고 달릴 수 있어 숨통이 트이지만, 아직 눈치가 보입니다"
 
2일 오전, 매일 새벽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산책로를 달린다는 남기원(62)씨는 마스크를 주머니에 넣은 채 집 밖을 나섰다. 이날부터 마스크 야외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야외 산책로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기 때문. 남씨는 "운동을 격하게 하면 마스크 안쪽에 습기가 차 불편하고 숨이 차 답답했다"며 "오늘 한 2년 만에 마스크 없이 나왔는데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다만 "막상 거리에 나와보니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내가 이렇게 다녀도 되나 눈치가 보였다"며 "그래도 공식적으론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거라 해방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마스크 야외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이날, 서울 도심 산책로와 거리에선 마스크를 벗은 시민을 간간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며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산책로, 마스크를 벗고 산책하던 시민은 10명 중 1명 정도였다.
 
'노마스크'로 산책로에서 전력 질주를 하던 공지환(29)씨는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다"며 "무엇보다 숨이 너무 잘 쉬어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공씨를 제외한 대부분 시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혹은 "눈치가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이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 날인 2일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한 시민이 마스크를 손에 든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마스크를 벗고 나왔다가 눈치가 보여 다시 착용한 시민도 있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장모씨는 "드디어 오늘(2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길래 벗고 나왔는데 사람들이 다 쓰고 다녀 결국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아직은 눈치가 좀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와 같이 산책하던 전모씨는 "마스크 해제 조치는 시기상조"라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다. 전씨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마스크를 벗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며 "아직 코로나 감염 이력이 없어 더 불안해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인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과 지하철 이용객이 뒤섞여 북적인 가운데,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취재진이 10여 분간 현장에서 대기하는 동안 '노마스크'를 한 사람은 단 한 명 이었다. 다만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치거나 코가 드러나게 착용하는 등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진모(35)씨는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지인들도 실외에서 다 마스크 쓴다고 했다. 당분간은 마스크를 착용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에 확진된 적이 있긴 한데 그래도 피해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신경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 날인 2일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져 굳이 벗는 것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30대 김모씨는 "마스크 쓰고 있는 게 익숙해지기도 했고 아직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여전한데 굳이 마스크를 벗어야 하나 생각했다"며 "어차피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니 쓰고 있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나아져 실내 마스크 착용 규칙까지 해제되기 전에는 웬만하면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실내에서 매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번거로워 '턱스크'를 선택한 시민도 종종 있었다. 이모(28)씨는 "아무리 정책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마스크를 아예 벗기엔 주변 사람들이 다 쓰고 있어서 눈치가 보여 절충안으로 '턱스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선 마스크를 벗었다가 또 실내에선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주머니에서 꺼내기 번거로운 탓이 크다"며 "실내에서만 마스크를 살짝 올리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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