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6일 만의 자유…'실외 마스크' 어디까지 벗어도 되나

[코로나 꿀팁 Q&A]유행 안정세·감염위험도 토대로 결정
거리두기 해제 후속조치…6개월 만에 일상회복 시험대
50인 이상 집회, 공연·스포츠경기 등은 여전히 의무착용
지하철역, 실외 승강장서 벗어도 열차 탑승前 다시 써야
해수욕장·놀이공원 등 인구 밀집한 지역서는 착용 '권고'

황진환 기자

오늘(2일)부터 '실외 마스크' 의무착용 조치가 해제된다. 이제 길거리와 공원 등 대부분의 실외 지역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6주째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 자연 환기가 가능한 실외는 실내 공간에 비해 감염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점 등을 결정 근거로 들었다.
 
앞서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 같은 달 25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1급→2급)에 이은 후속조치기도 하다. 이로써 작년 11월 첫 발을 뗐다가 중단된 '단계적 일상회복'은 다시 본격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됐다. 다만, 정부는 이번 조처가 마스크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마스크 프리(free)' 선언은 아니란 점을 강조하며 자발적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변경된 지침 상 실외라고 해서 모든 경우에 '탈(脫)마스크'가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20년 10월 13일 이후 566일 만에 일부 완화된 '실외 마스크'의 세부 가이드라인을 정리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Q. 장소를 가리지 않고 2년 넘게 마스크를 착용해 왔는데, 실외에서는 특별히 벗어도 되는 이유가 있나. 
A: 코로나19는 일반적으로 대면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가장 흔한 감염경로는 비말(침방울)이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지 않더라도, 밀폐된 공간에서 확진자와 일정 시간 머물게 되면 에어로졸(공기 중 고체입자 또는 액체 방울)이 바이러스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공기 순환이 이뤄지는 실외는 공기 중 비말에 의한 감염 위험이 실내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이 기본 생활수칙의 일환으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과 함께 환기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중앙방역대책본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추석 명절 모임상황을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해 같은 시간을 만나도 환기 여부와 횟수에 따라 감염 위험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일수록 감염 위험은 높아진다.
 
Q. 실외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는 '예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관람객이 50인 이상인 공연·스포츠경기 등이다. 구호를 외치는 함성, 합창 등 비말 생성행위가 많은 점이 고려됐다. 장시간 참여인원이 엄격히 제한됐던 집회는 불시에 인파가 몰리기 쉬워 거리두기가 녹록치 않다는 애로점도 있었다.
 
이처럼 의무착용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이전과 동일하게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물론 실제 집회 현장 등에서 단속이 얼마나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실외 마스크 조정방안을 각 지자체에 전달하면서 좀 더 강력한 단속과 관찰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Q. 그 외 실외 마스크를 '적극 권고'하는 경우도 있다던데. 
A: 그렇다. 우선 프로 야구경기장 등 스포츠경기관람장(50인 미만),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 등 유원시설, 스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을 포함한 체육시설 및 이에 준하는 실외 다중시설(50인 이상 좌석 보유)을 이용할 때다. 광복절 행사와 현충원 참배 같은 공적 행사부터 동창회·동호회 등 사적 성격이 짙은 '50인 이상'의 행사들도 해당된다.
 
일례로 생활스포츠 동호회가 야외에서 축구나 야구, 등산을 할 때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당국은 집회 등과 달리 50명 이상이 참여하는 다른 행사들은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남겨둔 데 대해 "행사별로 굉장히 다양한 형태와 밀집도가 있을 수 있다"며 일괄 규제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여럿이 모인 가운데 다른 일행과 최소 1m 거리를 15분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함성이나 합창 등 침방울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고된다. 당초 방역당국은 실외 마스크 의무화 기준을 '2m' 거리두기가 안 되는 상황으로 제시했고, '최소 1m'라는 기준도 명시하고 있었지만 금번에 1m로 통일했다.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시 주요 국가 확진자 발생 수준. 자료원 WHO(세계보건기구), 아워월드인데이터(Our world in data).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Q. 특별히 실외 마스크를 가급적 쓸 것을 권고하는 대상자도 있나. 
A: 발열, 기침 등의 의심증상을 보이는 유증상자와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만성 호흡기 질환자 △미접종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만큼 일반적인 의무상황이 아니어도 예방조치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Q. 실외와 실내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지 않나. 이를 테면 실외 소재 지하철 역사(驛舍)도 있는데 관련 원칙이 궁금하다. 
A: 방역당국은 '실내'의 기준을 '버스·택시·기차·선박·항공기, 기타 차량 등 운송수단, 건축물 및 사방이 구획되어 외부와 분리되어 있는 모든 구조물'로 정의했다. 따라서, 실내 공간인 지하철 안에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또 전철을 타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는 역에 진입하면서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맞다.
 
다만, 야외에 승강장이 있는 지하철역은 잠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역이 지상에 설치돼 측면이 다 뚫려 있는 경우는 자연환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사방 중에 두 면(面) 이상의 면이 열려서 자연환기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된다면 실외라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런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잠깐 해제될 수는 있으나 바로 지하철을 타야 되는 상황이기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Q. 가족 혹은 지인들과 모임 후 실외 이동 시 일행들만 있다면 마스크를 벗어도 되나. 
A: 그렇다. 식당에서는 취식 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실외에서 이동할 때는 딱히 제한이 없다.
 
Q. 학교 체육시간이나 운동회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할까. 
A: 마찬가지로 착용 의무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당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경우'를 디테일하게 구분하기보다는, 거리두기 유지가 안 되거나 사람이 지나치게 밀집한 경우 등 자율적 판단에 따라 마스크 착용을 계속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Q. 당국이 인정하는 마스크의 종류는?
A: 기존 기준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 KF94·KF80 등 보건용 마스크와 비말차단형 마스크 등 당국이 인정한 마스크 외 망사형이나 밸브형 마스크, 스카프, 넥워머 등은 마스크로 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Q. '실내 마스크'는 언제쯤 해제를 검토할 수 있나. 
A: 코로나19 종식이 불가한 점을 감안하면, 실내 마스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확률이 높다.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탁월한 방역 수단이기도 하다. 당국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장 마지막 단계로서 검토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역수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Q. 올 가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실외 마스크가 다시 의무화될 수도 있을까. 
A: 방역당국은 마스크 의무화 등이 근본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유행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적어도 현 국면에서는 실외 마스크 유지의 필요성이 확연히 떨어지고, 4~5개월 뒤의 위험을 미리 예측해서 규제체계를 견지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과다하게 유발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당국은 "향후 상황 변동에 따라, 가을·겨울철에 유행이 (다시) 올 수 있고,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수도 있다"며 "그때는 그 상황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다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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