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민관개발 추진 위해 조직적 움직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정영학 녹음 파일이 처음 재생됐다. 검찰은 이날 총 6개의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첫 번째 공개된 녹취에서 대장동 일당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민관 합동 개발로 추진하고 이에 참여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검찰이 공개한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2012년 9월 7일의 대화 내용에서 남욱 변호사는 "내부적으로 (대장동은) '결합 개발'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 나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멍청한 공무원들 때문에 뻘짓을 했다'라고 말했다더라"며 "퇴로를 열어야 하는데 그게 시의회다. 시의회에서 반대해서 이재명 시장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재명 시장은 해당 녹취 시점보다 이른 2012년 6월 27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신흥동 제1공단과 대장동을 결합 개발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장동을 공영개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당시 이재명 시장과 갈등을 빚고 있던 성남시의회에선 반대 목소리가 강했다.
해당 녹취에서 남 변호사는 "만배 형도 도시개발공사를 만들어서 가는 방법, 민관 합동으로 가는 것, 민영으로 가는 것 세 가지를 얘기한다"라며 "특수목적 법인을 만들어서 대장동을 가는 방법도 있다더라"라고 말하며 민관 합동 개발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녹취 곳곳 로비 정황… 최윤길부터 보좌관, 시의원 언급
검찰은 2012년 9월 27일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의 통화 녹취를 재생하며 김만배 씨가 어떻게 로비하고 있는지 정황이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에서 정 회계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A보좌관을 언급하자 남 변호사는 "A보좌관, 우리 돈 받은 사람이잖아. 직접 받아서 전달한 사람. 만배 형과 친하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그러면 우리 얘기를 듣겠는데? 설득하면"이라고 말했고, 남 변호사는 "설득 안 해도 듣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만배한테 받았는데"라고 대답했다. 이후로도 정 회계사는 "연이 있으니깐 좋은 것이다. 우리한테 얼마나 좋은 힘인가? 우리가 A보좌관을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된 2013년 3월 5일 녹취에서 김만배 씨는 "B형(당시 시의원)이 고생했지, 최윤길 의장도"라며 "B형을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야"라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녹취에서도 등장한 것이다.
이날 6건의 정영학 녹취를 재생한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열리는 28차 공판에서 나머지 녹취도 마저 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