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자는 미국 UCLA 대학원 대기화학 박사 출신으로 최근까지 30여년간 환경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몸담은 환경 전문가다. '4대강 사업' 기간(2009~2011년)과 겹치는 2009~2010년 이명박정부 청와대 환경비서관으로 일했고, 박근혜정부 기간인 2014~2017년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도 참여했다.
모친과 전세계약, 삼성 사외이사, 미신고 출강
한 후보자는 친정 어머니와 2018년 6월 보증금 2억3천여만원의 전세계약을 맺고 서울 서초구의 모친 주택에 살고 있다. 이같은 동거 방식이 사실은 증여세 회피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별도로 26년 전에는 취학을 앞둔 딸과 단둘이 모친 주소지로 전입해 '강남 학군'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한 후보자는 △계약이 끝나면 돈을 돌려받는 명실상부한 전세계약이고 △26년 전 전입은 모친으로부터 육아에 도움을 받을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 후보자는 삼성전자 사외이사 경력이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는 지난 3월 16일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출됐다가, 장관 내정으로 인해 한달만에 퇴임했다. 이 기간 급여로 1600만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체의 편에 서서 일하던 사람이 장관으로서 공정한 국정 수행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한달 사외이사 재직 중 특별한 활동 없이 고액 급여를 받은 것은 특혜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한 후보자는 국책연구기관 KEI 재직 중 신고 없이 숭실대에 출강해 연 3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어,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있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의 외부활동 신고를 의무로 규정한다.
이밖에 KEI에 몸담았으면서도 최근 10여년간 연구 실적이 거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원전 녹색분류, 환경규제 완화, 가습기살균제
결국 윤석열정부가 한 후보자에게 기대한 것은 △원전이 조화를 이룬 에너지믹스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 탈피로 해석된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한 후보자의 정책관이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어쨌든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40%는 지금의 목표다. 중요한 것은 달성 경로이고, 여러가지 에너지믹스가 있다"면서 '원전 강국' 정책기조에 호응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다음 정부에서는 원전의 녹색분류체계 포함이 당연시되고, 이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환경규제 완화 여부에 대해 한 후보자는 앞서 "면밀히 살펴서 추후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낀 바 있다. 다만 대선 기간 주52시간제·최저임금 완화 등 기업 우위 시각을 드러낸 차기 정부에서는 환경문제가 뒤로 밀릴 공산이 크다.
이런 가운데 한 후보자는 장기간 진행 중인 환경문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도 요구되고 있다. 최대 9240억원대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마련된 기업과 피해자 간 조정안이 옥시·애경의 거부로 공전하고 있다.
피해자단체는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주무 부처인 환경부 장관이 되면 앞으로 피해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원료물질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한 후보자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