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위한 본회의 소집을 하루 앞둔 29일 여야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 구성을 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수완박법의 위헌성과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면담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국형 FBI, 중수청 설치를 위한 사개특위 구성 합의마저 파기를 공식 선언하고, 민주당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중수청 설치를 뺐다며 가짜뉴스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더 이상 사개특위 구성을 지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운영위를 열어 구성안을 의결하고 본회의 상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초 합의안 내용을 고려해, 향후 사개특위에 국민의힘이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주장한 국민투표 추진에도 재차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원내대표는 "위헌 판결을 받은 국민투표법은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파행시키며 개정이 무산됐다. 이제와 (국민투표 실시를 위한) 법 개정을 운운하는 건 전형적 남 탓, 생떼"라면서 "인수위 측이 독립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월권이라고 윽박지르는 걸 보니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이 섬뜩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선관위 측은 국민투표법이 헌법불합치로 효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투표인명부 작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민투표가 사실상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고, 이에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등이 "월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사개특위 구성을 논의하자며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사개특위 구성을 포함한 양당 합의는 원천 무효"라며 "우리는 이미 운영위 소집에 명백히 반대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라 의사 일정은 간사간 협의가 원칙인 만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운영위를 소집해 사개특위 구성안을 처리한다면 국회법 위반이자 입법독재를 선포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결자해지에 나서야 한다. 거부권 행사로 국민 우려를 불식시켜달라. 문 대통령의 마지막 뒷모습이 무책임과 탐욕으로 얼룩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식 면담 요청한다"며 "직접 만나 검수완박 악법의 위헌성을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전해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