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청 경남 발표' 인수위 "지역 균형발전 차원"

인수위 28일 오후 대전서 대전·세종 지역 공약 설명회 열어
후폭풍 여전…대전시·과학계·경제계 '거센 반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8일 오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대전·세종 지역공약 설명회를 열었다. 김미성 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는 '항공우주청' 경남 설립에 대해 "지역 균형발전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우주청' 대신 대전에 이전될 방위사업청의 의미를 강조했다.
 
오정근 인수위 특위 위원은 28일 오후 대전·세종 지역공약 설명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라며 "대전에 (방위사업청이) 설립되면 관련 기업들이 이쪽으로 올 수밖에 없고, 그럼 자연적으로 여기는 방위산업 클러스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어마어마한 거고, 항공우주청 하나는 비교가 안 된다"며 "그런데 지역 균형 발전으로 볼 때 경남에 공장이 카이(한국항공우주산업) 하나밖에 없어서 그쪽은 완전히 소외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이라도 살려보기 위해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윤 당선인이) 말씀하신 것"이라며 "국가 균형 발전을 생각하면 충청도는 우리 공약만 해도 적지 않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병준 위원장 역시 "대통령 당선인이 사천에 우주청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했고, 대통령 공약은 지켜져야 한다"며 "사천시민들은 대전보다도 더 강한 의지, 강한 희망을 가지고 우주청이 사천에 설치될 것이라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단히 예민한 문제라 이 자리에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 힘들지만, 일단 당선인이 사천에 설치한다는 것 공약한 바 있다 정도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항공우주청 사천행을 추진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육동일 특위 위원은 "우주청뿐만 아니라 나사까지 생각하는 전문가 입장에선 국민을 설득하고 당선자를 설득할 수 있는 더 좋은 안을 만들어 준다면 좀 설득해보도록 하겠다"면서도 "현재까지 기준과 원칙으론 여기까지밖에 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수위 측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대전이 처음으로 우주청 설립을 정부에 제안한 데다, 관련 인프라 등이 집적돼 있고, 대전·충청이 우주 전담 기관 설립지로 가장 합리적이라는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목소리가 모두 배제된 채 항공우주청을 경남에 설립하기로 하면서 '정치적 결정'이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대전시 측은 강력한 유감의 입장을 발표했다. 현 대전시장인 허태정 예비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행정기관의 입지는 지역의 이익이 아니라 반드시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며 "항공우주청 입지에 필요한 산·학·연·관·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대전을 배제한 채 진행되는 항공우주청 설립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학기술계 15개 단체와 우주산업전문가 80명이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우주청 경남 설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형석 기자

과학기술계 15개 단체와 우주산업전문가 80명도 "국가 미래 100년을 위한다면 우주청 설립 최적지는 대전"이라며 "경남 설립은 국가적, 산업적, 전략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비과학적인 정치적 결정이자 국가 미래를 생각했을 때 매우 우려되는 결론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전세종충남경제단체협의회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허탈감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 공약에는 방위사업청 이전과 세종과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제2 대덕연구단지 조성 등이 담겼고, 충남과 달리 공공기관 이전은 빠졌다. 세종은 대통령 세종 제2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등 세종시 완성을 비롯해 국립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 건립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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