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1 훈련기 공중충돌은 경로변경 통보안해 발생한 인재

1일 오후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훈련기 KT-1 두 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해 추락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지난 1일 공군 KT-1 훈련기 2대가 공중에서 충돌해 4명이 순직한 사고는 선도 비행을 하던 훈련기가 경로 변경을 한 뒤 이를 통보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공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는 3대의 훈련기가 비행훈련을 위해 이륙했다.
 
선도 비행을 하던 1호기가 구름을 피하기 위해 경로를 변경했으나 이 사실을 2호기와 3호기에 통보하지 않았다.
 
1호기와 편대 비행을 하던 2호기는 육안으로 1호기의 경로 변경을 파악한 뒤 경로변경에 나섰으나, 3호기는 경로 변경을 모른 채 비행을 계속함에 따라 3대의 훈련기가 공중에서 600m 거리 내에 근접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1호기는 3호기가 580m 거리까지 접근한 것을 육안으로 파악한 뒤 가까스로 피했으나, 뒤따르던 2호기는 3호기를 피하지 못하고 90도 각도로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제탑도 당시 훈련기의 경로 변경을 파악하지 못하는 과실이 있었다.
 
1호기의 사실 통보가 없다고 해도 관제탑에서는 경로이탈 상황을 파악해 안전 비행을 유도해야했지만, 사고 당시 비행기들이 많아 훈련기의 이상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항공기의 기체 결함이나 사출기 작동결함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비행사들이 경로 변경 사실 통보 등 관련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관제탑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였던 것이다.
 
순직 조종사들. 왼쪽부터 전용안 교수, 이장희 교수, 정종혁 대위, 차재영 대위. 공군 제공

공군은 경로를 변경하면서 이를 통보하지 않은 1호기 조종사, 관제사, 관할 지휘관 등을 문책위원회에 회부해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사가 조종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전방 공중경계도 소홀히 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관제사가 적극적 관제 조언을 하지 못한 것도 사고 원인"이라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다만 "훈련기의 공중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생 확률이 몇 백만 분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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