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폴란드·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

루블화 결제 거부에 첫 조치…美 "아시아에 공급 요청"

폴란드 바르샤바 교외의 천연가스 펌핑시설. 연합뉴스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를 거부한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와 불가리아 정부는 이날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이자 국영기업인 가즈프롬이 이튿날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와 불가리아는 EU(유럽연합)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다.
 
이번 천연가스 공급중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비우호국가'를 상대로 "달러나 유로 대신 루블로 가즈프롬에 결제를 해야 한다"고 통보한 뒤 실행에 옮긴 첫 번째 사례다. 
 
현재 헝가리를 제외한 어떤 국가로 루블화 결제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푸틴의 이런 결정은 서방의 제재 속에서 루블화의 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가즈프롬이 다른 국가에도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유럽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가격 상승은 물론, 배급제 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러시아에 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다만 공급중단은 러시아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폴란드는 러시아가 침공한 이웃국가 우크라이나를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무기의 수송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주 우크라이나군에 탱크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이날 가즈프롬을 포함한 50개의 러시아 기업과 올리가르히(oligarch‧신흥재벌)을 제재 대상으로 발표했다.
 
한때 러시아의 우방국이었던 불가리아는 지난해 가을 자유주의 정부가 들어서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의 오랜 관계를 끊었다. 또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했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망설였지만, 키릴 페트코프 총리와 연립정부 내각은 2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해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은 가정난방과 전기생산, 연료산업 분야에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수입량의 60%를 유로로 결제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달러를 쓰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이번 조치를 이미 예상하고 대응을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초과 비축 상태인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 유럽으로 공급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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