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박병석 중재안'에 힘 실었다…"양당 합의 잘 됐다"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주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 합의 "잘 됐다고 생각"
검수완박 법안 관련해서는 "서로 불만 있을 수 있지만 조금씩 양보하며 합의해야"
당내 강경파들의 원안유지 주장에도 선 그어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아야"

황진환 기자·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중재안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경내에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논의가 필요하고, 가능하면 합의 하에 처리되면 더 좋고, 검찰과 경찰 간에도 협의들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이처럼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강경파들이 추진했던 원안보다는 지난주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합의한 중재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중재안이 양측 모두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언급했다. "수사권 기소권이 당장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불만스러울 수 있고, 반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에 반대하는 분들은 그 방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불만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의회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고, 협치의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야 협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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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강한 반발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검찰이 장점을 보여왔던 부패수사나 경제수사는 직접 수사권을 보유하게 되고, 직접 수사권이 없는 부분도 영장이나 기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득에 나섰다.

그러면서 "오히려 검찰이 잘하는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보다 가벼운 사건들은 경찰에 넘겨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될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 수사력이 떨어져 부패가 판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대범죄수사청이 만들어진다면 수사관들의 수사능력이나 검찰의 특수 수사 능력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문제는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더 협력해 국민을 위한 수사 효율을 높이고 공정한 수사를 이루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그런 방향으로 검찰이 더 노력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지난주에 합의를 이뤘던 이른바 '박병석 중재법안'에 대해서 힘을 실은 것으로, 국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저녁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를 열고 중재안의 조문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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