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합의 번복 움직임을 보이자 합의안을 단독처리할 방침이다. 일부 강경파 의원을 중심으로 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내대표 간 합의를 하고 예정된대로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법안 심사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 부대표는 "양당이 의원총회를 열고 어렵게 마련한 검찰개혁 합의안이 파기될 상황에 처해 깊이 우려했다"며 "국민의힘이 합의안을 파기한다면 여야 극한대립이 불가피하고 정국이 파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입장을 갑자기 선회한 데에는 무엇보다 윤석열 당선인의 입장이 배후에서 작동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며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의 거친 발언이 나오고 뒤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인수위원장, 심지어 윤 당선인의 입장이 나오자 어제까지만 해도 합의를 준수하겠다고 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은 합의를 파기하려는 시도에 맞서 합의를 준수하려는 노력을 지금부터 백방으로 경도할 것"이라며 "국회의장과도 현 상황을 긴밀하게 상의하고 의장 중재로 마련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절차적으로 긴밀하게 상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열고 "양당 의원총회에서 추인했고 인수위도 환영했는데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겠다니 개탄스럽다"며 "국민의힘이 합의를 파기하려면 합의안을 주도한 권 원내대표부터 의총에서 추인한 자당 국회의원들까지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민주당은 양당이 어렵게 마련한 합의안을 준수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합의안 정신에 충실하게 검찰 정상화 입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를 열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했던 합의안을 중심으로 법안을 심사할 방침이다. 여야가 기존에 4월 국회 처리를 합의한 만큼 이날 밤을 새워서라도 법사위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게 당의 계획이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원래 하기로 했던 건데 갑자기 불발된다고 해서 우리가 못 할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협의가) 안 된다면 (민주당에서) 단독처리라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 일부 강경파 사이에서는 국민의힘 측의 합의 파기에 책임을 물어 합의안이 아닌 원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께 국민의힘이 합의 정신을 깼기 때문에 원안대로 가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