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5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흡을 이유로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퇴장하면서 청문회가 시작부터 파행됐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전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의사진행발언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8명의 청문 위원들이 충실한 자료제출을 전제로 청문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하게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항의했다.
강 의원은 "위원들이 부동산 계약서를 달라고 했더니 한 후보자가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며 "한국부동산원에 매매 현황을 달라고 했더니 개인정보제공 미동의로 줄 수가 없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앤장에 (활동 내역) 자료를 요구했더니 영업비밀이라고 한다"며 "후보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건 수임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나. 그게 아닌데 어떻게 영업비밀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청문회 직전에 20억씩 받으면서 국익을 위해서 좋은 일을 했다고 하면서 영업비밀이라고 못 준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 배우자의 미술품 판매 기록도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를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충실한 자료가 고위공직자 검증의 대전제다. 국민요구에 부응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검증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청문회가 민주당, 정의당 위원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다면 이것은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청문회고 검증해야 할 수많은 의혹을 엄호하는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강 의원은 "이렇게 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고 외치며 청문회장을 퇴장했다. 다른 민주당, 정의당 청문위원들도 함께 자리를 비웠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 정의당이 과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한 후보자한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가 1090건"이라며 "이는 통상 수준의 최대 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주호영 위원장은 "원만한 회의 진행과 의사일정 협의를 위해 잠시 정회했다가 2시 속개하도록 하겠다"며 "잘 협의해달라"고 당부하며 정회를 선포했다. 오전 10시 청문회가 시작한지 약 40분 만에 파행을 빚은 것이다.